탯줄 혈액서 줄기세포 추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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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아(胚芽)를 이용하지 않고 줄기 세포를 만들어내는 기술이 국내 의료진에 의해 처음으로 개발됐다.

줄기 세포 생산에서 윤리적 문제를 없앤 첫 시도여서 특히 주목된다.

가톨릭의대 채규태.조양혁.홍승진.한훈 교수 등 네명과 생명공학 벤처인 히스토스템이 참여한 공동 연구진은 16일 태아의 탯줄 혈액에서 분리해낸 성체(成體) 줄기 세포에서 조골(造骨)세포(뼈를 만들어냄)를 뽑아내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한교수는 "이 기술은 폐기처분될 탯줄 혈액에서 줄기 세포를 추출하므로 배아를 파괴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간의 배아 줄기 세포는 인간의 정자와 난자가 만나 이뤄진 배아에서 추출하므로 배아 파괴라는 윤리적 문제를 불러일으켜 왔다.

연구팀은 "다 자란 조직에서 추출한 성체 줄기 세포여서 논란거리가 없다"고 말했다.

국내에선 지난해 마리아병원에서 폐기처분될 냉동 배아를 녹여 심근(心筋)세포를 얻는 데 성공한 바 있으나 이번 방식은 세계적으로 처음이다.

줄기 세포에서 얻어낸 조골 세포는 뼈에서 칼슘이 빠져나가 뼈가 잘 부러지는 골다공증 환자 등의 치료에 응용될 전망이다.

줄기 세포에서 원하는 장기(臟器)의 세포를 배양해내는 기술은 질병 극복에 새 시대를 연다는 점에서 주목받아 왔다.

◇ 줄기 세포=구체적인 장기를 형성하기 직전 단계의 세포.연구자가 원하는 특정 장기의 세포로 시험관 내에서 배양할 수 있어 만능세포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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