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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2단계 복귀…식당 심야영업 재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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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정부가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를 14일부터 2단계로 완화해 2주간 시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최근 2주간 포장·배달만 가능하던 수도권의 프랜차이즈 카페와 제과점 등은 매장 내 취식이 가능해지고, 음식점도 저녁 9시 이후까지 매장 영업을 할 수 있게 된다. PC방도 미성년자 출입금지를 전제로 문을 열게 했다.

오늘부터 2주간 거리두기 완화 #프랜차이즈 카페 내 취식도 가능 #예배는 비대면, 교계와 추후 논의 #의료계 “확진자 많아 섣부른 결정” #중소학원·실내체육시설도 허용 #클럽·유흥주점은 집합금지 유지 #“경계심 늦추는 잘못된 신호 우려” #정부 “28일부터 2주간 방역 강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일일 신규 환자가 여전히 100명대를 유지하고 있고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환자가 4명 중 1명꼴로 나오고 있지만, 거리두기 강화 조치가 장기화할 경우 영세 자영업자의 경제적 피해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정책적 판단이 작용했다. 다만 정부는 추석 연휴가 시작되는 28일부터 다음달 11일까지 ‘특별방역기간’으로 정해 방역 관리를 강화할 계획이다.

박능후(보건복지부 장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은 13일 중대본 정례 브리핑에서 “수도권 거리두기를 2단계로 완화해 27일까지 시행하기로 결정했다”며 “위험시설의 방역을 보다 강화하는 정밀한 방역조치도 추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14일부터 프랜차이즈형 카페, 제과점, 아이스크림점 등은 매장 내 영업이 가능해진다. 다만 테이블 내 좌석 한 칸 띄어 앉기나 테이블 간 띄어 앉기로 인원을 제한해야 한다. 음식점은 저녁 9시 이후에도 손님을 받을 수 있다. 매장 내에서 음료·음식을 섭취할 때는 출입자 명부를 의무적으로 작성해야 하지만 포장·배달의 경우 작성하지 않아도 된다.

중소형 학원과 독서실, 스터디카페, 실내체육시설도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 준수를 조건으로 운영을 허용하기로 했다. PC방은 고위험 시설에서 해제돼 문을 열 수 있다. 단, ▶미성년자 출입금지 ▶좌석 한 칸씩 띄어 앉기 ▶음식 섭취 금지 등을 의무적으로 지켜야 한다.

기존에 실시되고 있던 거리두기 2단계 조치는 27일까지 계속 유지된다. 실내 50인 이상, 실외 100인 이상 집합·모임은 금지되고, 클럽과 유흥주점, 방문판매업 등 기존 11종의 고위험 시설에 대해선 집합금지명령이 유지된다. 또 교회는 비대면 예배를 원칙으로 하되 향후 관련 단체와 합리적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최근 집단감염이 잇따르는 병원이나 요양병원 등에 대해선 방역을 강화한다.

PC방 문 열지만, 미성년자 출입 안 되고 음식 못 먹는다

수도권 요양병원에 대해서는 잠복 감염을 조기에 찾아내기 위해 입원 환자를 대상으로 순차적으로 표본 진단검사를 하기로 했다.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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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하루 신규 환자는 11일째 100명대에서 답보 상태지만, 수도권 지역의 환자 발생이 눈에 띄게 감소하고 있는 점이 이번 거리두기 단계 완화에 영향을 미쳤다. 13일 0시 기준 수도권 지역 신규 환자는 60명이다. 한때 254명에 육박했던 수도권 일일 평균 신규 환자는 2주 전(8월 30일~9월 5일) 162.1명에서 지난주(9월 6~12일) 98.9명으로 내려갔고, 이날 60명까지 떨어졌다. 박 장관은 “8월 30일부터 시작한 강화된 2단계(2.5단계 의미) 효과가 본격적으로 발휘될 것이기에 감소 추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거리두기 강화 조치가 계속될 경우 자영업자의 경제적 피해가 커질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박 장관은 “확진자 수가 확연하게 줄어든 다음에 2단계로 완화하고자 하는 것이 바람이었지만, 가장 염두에 두게 됐던 것은 현재 상황의 거리두기에서 자영업자와 서민층의 희생이 너무 크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도 이날 중대본 회의에서 “사회적 피로도와 함께 그간 확인된 방역조치 효과 등을 감안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감염내과 전문가들은 환자 규모가 두 자릿수대로 떨어지지 않은 데다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비율이 20%대에 머무르는 등의 현 상황에서 거리두기 단계를 내리는 것은 섣부르다고 지적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애초 정부가 설정한 기준에 따르면 8월 이후부터 확진 환자 발생이나 감염 경로 불분명 비율 등이 3단계에 부합하는 상황”이라며 “그런데도 정부는 2.5단계라는 애매한 결정으로 밀어붙여 왔다. 급한 불은 껐지만 지금도 3단계 기준이라고 보는데 2단계로 내린 것은 위험하다”고 말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단계를 낮추는 것은 현상을 정확히 진단한 뒤 해야 하는데 감염 경로를 모르는 환자가 여전히 많다. 안심할 단계가 아니다”고 말했다.

특히 거리두기 단계를 하향하는 것이 잘못된 시그널을 줄 수 있단 점에서 전문가들의 우려가 크다. 거리두기 실행력이 떨어지면서 방역수칙 소홀이나 활동량 증가로 이어질 경우 재확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2.5단계 조치는 수도권의 상황이 그만큼 나쁘단 걸 알리는 메시지 효과가 컸다”며 “현재는 심리적으로 느슨해지지 않게 하는 메시지 전달로 추석까지 경각심을 갖고 가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거리두기를 하향 조정했지만 대규모 이동이 예고된 추석 연휴를 앞두고 다시 고삐를 조이기로 했다. 박 장관은 “추석 연휴가 시작되는 28일부터 다음달 11일까지 2주는 위험도가 높은 측면을 고려해 특별방역기간으로 설정하고 방역관리를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백민정·황수연 기자 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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