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균의 식품 이야기] 사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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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가 익는 계절이면 사람이 건강해진다' 는 서양속담이 있다.

사과가 우리 몸에 유익한 것은 칼륨.유기산(有機酸).섬유소.플라보노이드가 풍부하기 때문. 그러나 비타민은 우리가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적다.

사과의 칼륨은 나트륨(소금성분)을 우리 몸 밖으로 쫓아낸다. 혈압 높은 사람에게 사과가 권장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칼륨 섭취가 부족하면 발육부진.만성피로 등이 유발된다.

사과에 신맛을 주는 능금산.구연산.주석산(酒石酸) 등 유기산은 피로를 회복시켜 준다. 또 사과의 섬유소인 펙틴은 설사를 멎게 하고 변비환자에게 대변이 잘 나오게 한다.

이밖에도 플라보노이드는 동맥에 찌꺼기가 쌓이는 것을 막아 동맥경화.심장병을 예방한다.

미국 메이요클리닉에 따르면 사과에서 얻은 물질을 사람의 간암.대장암 세포에 떨어뜨렸더니 암세포 증식이 현격히 줄어들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그러나 껍질을 벗긴 사과 추출물은 암 억제효과가 훨씬 적었다.

경북대 사과연구소 엄재열 교수는 "사과의 건강성분은 껍질에 대부분 몰려있으므로 껍질째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 며 "올해부터 저농약 사과가 생산돼 껍질에 묻은 농약 걱정을 덜 수 있게 됐다" 고 말했다.

건강한 사람은 사과를 아무리 먹어도 탈이 나지 않는다. 그러나 심근경색.당뇨병 환자는 사과를 먹은 후 변비.혈당 상승 우려가 있다.

경희대병원 내과 김영설 교수는 "사과의 섬유소는 혈당을 떨어뜨리지만 한개의 열량이 1백㎉나 되므로(밥 한공기 3백㎉) 당뇨환자의 경우 하루 한개 이상 섭취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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