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생제로 치료 어려운 병원감염세균 지역사회로 전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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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개발된 대부분의 항생제로도 치료하지못하는 내성을 가진 세균이 병원환자를 통해 일반인에게로 전파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식품의약품안전청 의약품평가부는 최근 발간한 <연구보고서 2000>의 `세균의 항생제 내성현황에 대한 모니터링'이라는 논문에서 일반적으로 병원에 입원한 환자 사이에서 발견되는 메치실린 내성 황색포도상구균(MRSA)이 일반인에서도 검출됐다고 3일 밝혔다.

MRSA는 옥사실린이라는 치료항생제에 대한 내성을 가진 병원균으로, 옥사실린뿐 아니라 페니실린과 테트라사이클린, 스트렙토마이신 등 여러 가지 항생제에 대해서도 내성을 보이는 세균이라고 식약청은 설명했다.

MRSA는 특히 '병원 내감염 세균'으로 일컬어질 정도로 각종 항생제 처방을 많이 받는 병원 입원 환자에게 주로 나타나는 세균이다.

이 논문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지역의 3세∼71세 사이 건강한 성인남녀 및 어린이 498명으로부터 분리한 황색포도상구균 130균주의 치료항생제에 대한 내성률을 측정한 결과, 옥사실린에 대한 내성률이 1.5%로 조사대상 황색포도상구균 130균주 가운데 MRSA는 2균주인 것으로 나타났다.

식약청 의약품평가부 장정윤 연구관은 "이는 비록 낮은 수준이지만 MRSA가 병원의 울타리를 넘어 이 병원균 감염환자와 접촉이 잦은 의료진이나 병원 방문객 등을 매개로 일반 지역사회로까지 번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일반인이 MRSA를 보균하고 있더라도 건강하면 별다른 증상없이 지낼 수 있지만 몸이 약해져 면역력이 떨어지면 염증과 구토, 설사 등을 일으키며, 심하면 폐렴에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장연구관은 이와 함께 "MRSA가 워낙 내성이 강해 이를 치료할 수 있는 마땅한치료항생제가 없다는 것이 큰 문제"라면서 "병원에서 지역사회로 내성 세균이 전파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일반인에서 분리한 황색포도상구균의 페니실린에 대한 내성률은 95%,에리트로마이신에 대한 내성률은 28%, 테트라사이클린에 대한 내성률은 22%, 겐타마이신에 대한 내성률은 11%로 각각 나타났다"며 "그동안의 항생제 오남용으로 인해일반인들 사이에 항생제 내성실태가 심각한 상태인 것으로 조사됐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서한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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