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머리 고민 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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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의 종류와 원인

의학적으로는 남성형 탈모증(대머리), 원형탈모증, 휴지기 탈모증, 기타 탈모증 그리고 여성형 탈모증으로 나눕니다. 이런 분류는 전문의만이 가능하기 때문에 탈모의 치료는 반드시 피부과 전문의와 상의하신 후에 치료방침을 결정해야 합니다.

• 남성형 탈모(대머리)의 원인

대머리의 원인으로는 유전적인 요인과 남성호르몬의 영향, 노화 현상 등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특히 유전적 요인이 강한데, 아버지가 대머리가 아니라 하더라도 할아버지나 아버지쪽 형제, 또는 어머니쪽 가족 가운데 대머리가 있는 지 알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때로는 유전성을 찾기 힘든 경우도 있어서 진단에 혼란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남성호르몬이 대머리에서 또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는데, 어린 나이에 거세한 남성의 경우 남성호르몬을 보충해주지 않으면 유전요인에 관계없이 대머리가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남성 호르몬을 보충해 주면 대머리가 진행되는 것으로 보아 대머리에 있어서 호르몬의 역할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습니다.

대머리가 되는 것은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5-알파 환원효소에 의해 변환된 DHT(Di Hydroxy Testosterone)의 영향인데 이 효소는 모근에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DHT가 머리에 있는 모발의 생장기, 즉 자라는 기간을 단축시키고 모낭의 크기도 감소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즉 굵고 검은 머리털이 충분히 자라지 못하고 점점 가늘어지고 힘이 없어지면서 정상보다 더 훨씬 빨리 빠지도록 작용, 헤어 사이클을 단축시키기 때문에 처음에는 머리카락이 힘이 없고 가늘어지다 점차로 머리가 빠지고 새로 나지를 않게 됩니다.

남성형 탈모의 예방법

대머리의 경우 유전적인 소인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므로, 대머리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우선 이런 유전인자를 받지 않고 태어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렇지만 머리가 빠지는 것을 촉진시키는 2차적 요인을 미리 피하다보면 대머리증상 발현을 최대한 늦출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집니다.

대머리를 문명병이라고도 부르는 것을 들어보신 적이 있을 것입니다. 대머리는 정신노동을 하는 사람들에게 많이 나타나는 경향이 있고 특히 요즘처럼 사회가 복잡해지고 다양한 스트레스가 늘어나면서 대머리가 일찍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스트레스 호르몬이 모발 성장을 지연시킨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머리가 빠지는 자체가 스트레스가 되기도 하지만, 스트레스를 건전한 방법으로 푸시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미국의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동맥경화 같은 심장 질환과 대머리 증상은 상당히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고, 심장 질환은 동물성 지방이 중요한 원인이 되므로 지나친 동물성 지방섭취를 피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일반적으로 탈모증을 예방하기 위한 식생활법으로는 산성식품이나 동물성 지방이 많은 식품은 가급적 피할 것, 콩 등에 들어 있는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할 것, 비타민과 요오드같은 미량의 영양소의 섭취에도 신경을 쓰는 것 등을 들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두피에 지루성 피부염이라는 염증성 병변이 있을때 머리카락뿌리에 손상을 주어 탈모가 악화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피부염이 심해지기 전에 치료를 하는 것도 탈모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남성형 탈모의 증상

대머리가 진행되는 과정이나 대머리의 형태는 사람마다 차이를 보입니다. 대머리 하면 먼저 넓은 이마를 생각하게 되듯, 대머리의 일반적인 진행 과정은 앞머리에서 정수리를 지나 뒷머리를 향해 헤어라인이 물러서는 것입니다. 사람에 따라서는 정수리 쪽에서부터 머리가 빠지기 시작하는 대머리도 물론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경우든 옆머리와 뒷머리는 빠지지 않는 것이 특성입니다.

탈모의 초기 증상으로는 정수리와 앞머리, 옆머리의 경계에 있는 머리카락이 점차적으로 가늘어지고 힘도 없어지며 색도 옅어져 보입니다. 점진적으로 정상적인 휴지기 모발이 빠져나가는 비율이 늘어나는 것이 특징입니다.

탈모의 초기에 피부가 가렵고 머리에 개기름이 흐르면서 비듬이 많이 생기기도 합니다. 비듬의 경우 워낙 흔한 증상이라서 비듬이 생긴다고 모두 대머리가 된다고는 할 수 없지만 없던 비듬이 갑자기 많이 생기면 탈모의 초기증상이 아닐까 생각해 봐야 합니다.

• 원형탈모증

원형 탈모증은 어느 날 갑자기 동전 만한 크기로 머리털이 빠지는 증상입니다. 대개 한 두 곳 정도만 머리카락이 빠지는데,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쉽게 회복이 되는 편입니다. 하지만 매우 심한 경우 머리털 전체가 빠져나가는 전두 탈모증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대머리는 아무리 심해도 옆머리와 뒷머리는 빠지지 않으므로 전체 머리가 급속히 빠지는 원형 탈모증과 감별할 수 있습니다.

원형 탈모증의 원인은 자가면역질환으로 보고있으며 정신적 스트레스를 유력한 유발 인자로 보고 있습니다.

사춘기 이전에 발병하거나 뱀 모양으로 머리가 빠지는 사행성 탈모증, 머리카락 전체가 빠지는 탈모증은 치료가 쉽지 않은 편입니다. 그렇지만 아무리 심한 탈모증이라고 하더라도 정신적으로 안정을 찾고, 피부과를 찾아서 전문적인 치료를 꾸준히 받으면 회복이 될 수 있으므로 서둘러 치료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 휴지기 탈모

신체가 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나면 3-4개월 지난 후에 머리카락이 빠지기 시작합니다. 이런 탈모증을 가리켜 휴지기 탈모증이라고 합니다. 휴지기 탈모증은 정상적으로는 10% 정도여야 할 휴지기 머리카락이 25% 이상으로 늘어나 버리는 것을 말합니다.

이쯤 되면 머리숱이 눈에 띌 정도로 줄어들고 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심한 경우 하루에 120-400개 이상 빠지기도 하지요. 그리고 어느 한 부분이 뭉텅이로 빠지기보다는 전체적으로 골고루 빠지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러나 출산 등과 같이 몸이 임신 기간 중에 스트레스를 받은 경우 2-3개월 이내에 탈모가 멈추고 저절로 좋아집니다.

하지만 심한 경우는 피부과에 찾아가서 탈모 원인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 받아, 적절한 치료 대책을 찾는 것이 좋습니다.

• 기타 탈모증

약물에 의한 탈모는 약제를 중단하면 회복됩니다. 혈액이 응고되는 것을 막아주는 약제인 헤파린 쿠마린, 조울증의 치료에 쓰이는 리튬, 진통 소염제인 인도메타신, 항생제인 겐타마이신, 고혈압 치료제인 프로프라놀롤, 통풍 치료제인 알로퓨리놀 등의 약제에 의해 탈모가 발생할 수 있으나 약제를 중단하면 회복됩니다.

그러므로 치료제 복용 중 탈모가 발생했다면 복용중인 약제가 원인은 아닌지 확인해보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갑상선, 빈혈 등의 전신 질환이 있을 때도 모발이 가늘어져서 탈모로 보이게 됩니다.

이런 현상은 여성에서 더 흔하기 때문에 여성의 탈모증의 경우는 전신질환이 있지 않은지 검사를 받아보아야 합니다.

스트레스와 다이어트도 탈모를 유발합니다.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아도 탈모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스트레스로 인한 탈모는 다른 원인에 의한 탈모보다 더 오래 지속되고 재발 가능성도 높으므로 편안한 마음으로 즐겁게 지내도록 합니다. 또한 살을 빼기 위해 식사량을 줄이는 다이어트를 심하게 하면 단백질이 부족해져 머리카락이 빠지므로 조심해야 합니다.

그 외에 잦은 염색과 탈색, 파마에 의해서도 모발이 가늘어지고 갈라 질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진정한 의미의 탈모는 아니지만 머리가 가늘어지기 때문에 탈모증이 있는 사람은 과도한 머리손질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 여성형 탈모증

여성에서 나타나는 탈모증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남자에서의 대머리가 여자에게 나타나는 것을 따로 지칭해서 여성형 탈모증이라고 부릅니다. 여성의 경우 휴지기 탈모증, 전신질환에 의한 탈모증 등이 자주 생기므로 남자보다 더 자세한 병력조사가 필요하고 대개의 경우는 진단을 위해 피검사를 하게 됩니다.

여성형 탈모증의 경우 대개 가르마를 중심으로 속머리 에서부터 머리카락이 빠져나가기 시작하는데, 마치 크리스마스 트리 형태로 삐쭉삐쭉 빠져나갑니다. 정수리 쪽에서 보면 그쪽이 머리숱이 없어 보이는 것이지요. 이런 증상은 대개 30대 초반에 시작되어서 해가 갈수록 심해집니다.

드물게 여성에게도 남성처럼 앞이마가 넓어지는 경우도 있으나 남성처럼 완전히 앞이마와 속머리가 빠지는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이러한 탈모증 중 어떤 것은 저절로 좋아지기도 하지만 가장 흔한 대머리와 여성형 탈모증의 경우는 저절로 좋아지는 법이 없습니다. 오로지 조기 진단과 조기 치료만이 더 심한 탈모증으로 진행되는 것을 막는 방법입니다.

과거에는 여러 가지 민간요법과 효능이 입증되지 않은 탈모방지제가 많은 환자를 더욱 절망에 빠지게 하였지만 이제는 과학의 힘으로 초기 탈모는 거의 정상처럼, 심한 탈모는 훨씬 덜 심하게 보이게 하는 방법이 개발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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