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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MH-티파니 '명품 빅딜' 사실상 무산

중앙일보

입력

LVMH와 티파니

LVMH와 티파니

'명품 빅딜'이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프랑스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가 미국 티파니앤드컴퍼니를 인수하는 일이 일단 중단될 듯하다.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LVMH는 9일(현지시간) 성명에서 프랑스 정부로부터 티파니 인수를 내년 1월 6일 이후로 미루라는 요청을 받았다며 "지금까지 상황으로 봐선 인수를 완료할 수 없다"고 발표했다.

LVMH, 프랑스 정부의 요구에 따르는 모양새로 사실상 M&A 포기 #블룸버그, "아르노 LVMH 회장이 프랑스 정부 끌어들여 약속 파기" #티파니 쪽은 "프랑스 정부 요구는 핑계"라며 법정 소송에 나설 태세

겉으론 LVMH가 프랑스 정부의 요구를 따르는 모양새다. 하지만 블룸버그는 "LVMH 베르나르드 아르노 회장이 티파니 인수에서 발을 빼기 위해 프랑스 정부에 도움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한 마디로 프랑스 정부의 손을 빌려 아르노 회장이 딜을 깨고 있는 셈이다

LVMH는 장이브 르드리앙 프랑스 외교부 장관이 보낸 서한을 근거로 내세웠다. 르드리앙 장관의 편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고율 관세 위협이 프랑스 상품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기 위해 인수 연기가 필요하다'는 요지였다.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장 자크 기오니 LVMH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정부 편지가 합법적이고 유효하다"며 "우리는 선택권이 없다"고 말했다. 애초 LVMH는 160억 달러(약 16조원)를 들여 티파니 인수를 올해 11월 24일까지 마무리 지으려 했다.

미국 티파니는 반발했다. 티파니는 "LVMH가 고의로 인수를 지연시키고 있다"면서 "소송을 제기해 인수 합의를 지키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로저 파라 티파니 회장도 따로 낸 성명에서 "LVMH가 합의된 조건으로 거래를 마치지 않으려고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으로 본다"고 비판했다.

두 회사의 인수합병(M&A)은 대서양을 넘나드는 거대한 명품 빅딜로 불렸다. 두 회사 M&A 계획이 발표될 때 '글로벌 명품시장을 장악하려는 아르노 LVMH 회장의 야심이 드러났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애초 합의대로라면,  두 회사 M&A는 지난해 11월까지 이뤄졌어야 했다. 하지만 차일피일 미뤄져 결국 사실상 무산 단계에 이르렀다.

강남규 기자 dism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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