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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선출된 권력이 민주주의 유린…제1야당 역할 막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당 회의실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당 회의실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반성’ ‘변화’ ‘혁신’ ‘국민 통합’ ‘시대 변화’ ‘수권 정당’.

취임 100일 온라인 기자회견 #“문 대통령 야당 때 여당 잘못 지적 #잘하리라 믿었는데 지금은 전혀… #차기주자 당내서 나올 거라 확신 #변화·혁신 DNA 확실히 심을 것”

3일 김종인 국민의힘(옛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의 취임 100일 기자회견장 배경막에 흐르던 문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온라인 방식으로 한 시간 동안 진행된 이날 회견의 메시지이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먼저 “선출된 권력이 민주주의를 유린하고 언론마저 장악돼 권력층이 법 위에 서서 국민을 지배하고 있다”며 “대한민국과 정치에 이처럼 제1야당이 중요한 때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우리 당은 시대 변화에 부응하지 못한 정당, 약자와 함께하지 못하고 기득권을 옹호하는 정당, 이념에 매몰된 정당, 계파로 나눠 싸우는 정당으로 인식되었다”며 ▶약자와 동행하는 정당 ▶국민 통합에 앞장서는 정당 ▶누구나 함께하는 정당 ▶진취적으로 사고하고 행동으로 실천하는 실행력 있는 정당이 되겠다고 했다. 그러곤 “국민에 내 편, 네 편이 따로 있을 수 없다”면서 “추경과 재난지원은 물론 중장기적 산업대책, 일자리 대책에 나서겠다. 후퇴하지 않을 변화와 혁신의 DNA를 당에 확실히 심겠다”고 다짐했다.

100일 전, 김 위원장 스스로 ‘백척간두에 선 심정’이라 피력했을 정도로 당은 존망의 기로였다. 하지만 이후 아스팔트 우파와 거리를 뒀고 기본소득 등 이슈를 선점했는가 하면 광주 5·18 묘지에서 무릎을 꿇는 등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의 절반 수준이었던 당 지지율이 한때 민주당을 앞서기도 했다.

이런 변화상 때문인지 김 위원장은 자신감도 내보였다. 특히 차기 주자를 두곤 “새로운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인물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며 “충분히 당내에서 나올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또 “당 밖에 계신 분도 우리 당이 흡수해 결국 대통령 후보가 될 수 있는 여건도 만들겠다”고 했다.

다만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연대 가능성에 대한 질문이 거듭되자 “내가 취임 100일을 맞았는데 왜 안철수씨에 대한 질문이 많은지 이해가 안 간다. 그가 어떤 생각 갖고 정치를 하는지 전혀 알지 못하고 알 필요도 없다”고 반응하기도 했다. 그는 홍정욱 전 의원에 대해서도 “외부의 사람이 어떤 생각을 가졌는지 전혀 알지 못한다”고 했다.

스스로 100일 동안 가장 잘한 게 뭔가.
“당이 비교적 안정을 유지했다.”
독단적 리더십이라는 평가도 있는데.
“당명, 정강·정책 변경 등에 있어 억지로 관철하려고 한 적은 없다.”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 문제에 대해 사과할 건가.
“사법절차가 완료된 후 적절한 시점을 택해 대국민 사과를 하겠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평가해 달라.
“모든 측면에서 잘하리라 믿었다. 왜냐하면 (문 대통령이) 야당 대표 때 여당 잘못을 계속 지적했기에 이를 되풀이하지 않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거로 봤다. 그런데 지금 그런 게 전혀 보이지 않는다.”

이날 김 위원장은 마무리 발언으로 “지난 100일은 변화와 혁신의 시동을 건 것에 불과하다. 앞으로 국민 속으로 파고들어 모든 계층을 아우르는 국민 시대를 열겠다”고 재차 다짐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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