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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류 속 인명 구하다 순직한 故 김국환 소방장 ‘LG의인상’ 수상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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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김국환 소방장. 사진 LG복지재단

故 김국환 소방장. 사진 LG복지재단

물이 불어난 계곡에서 인명을 구조하다 순직한 고(故) 김국환(29) 소방장에게 LG의인상이 수여된다. 폭우현장에서 이웃의 생명을 구한 5명의 시민도 함께 수상자로 선정됐다.

전남 순천소방서 소속인 고 김 소방장은 지난 7월 31일 전남 구례군 지리산 피아골 계곡에서 피서객이 물에 빠졌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 당시 피아골은 일주일 이상 이어진 기록적인 폭우로 물이 불어난 상태였다.

김 소방장은 안전장구를 착용한 뒤 계곡에 뛰어들어 구조활동을 펼쳤다. 그러나 구조작업 중 몸에 묶은 안전줄이 끊어지면서 급류에 휩쓸렸다. 18분 만에 구조돼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안타깝게도 순직했다. 그는 2017년 119구조대원으로 임용된 후 3년간 1480회 현장에 출동해 540명을 구조하는 등 직업정신이 투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소방장 외에도 폭우현장 이웃 구한 5명에도 의인상이 수여됐다. 최봉석(43), 손성모(37)씨는 지난달 8일 전남 구례군 서시천 제방 붕괴로 물에 잠긴 마을에서 고립된 주민들을 구조했다. 두 사람은 마을에 2m가 넘게 물이 차오르자 낚시보트를 이용해 고립되어 있던 아이와 거동이 불편한 노인 등 40여명을 6시간에 걸쳐 구조했다.

손성모(왼쪽)씨와 최봉석씨. 사진 LG복지재단

손성모(왼쪽)씨와 최봉석씨. 사진 LG복지재단

육군 102기갑여단 박승현(24) 하사는 지난달 13일 강원 삼척시 근덕면 하천에서 급류에 휩쓸린 인명을 구조했다. 당시 휴가 중이던 박 하사는 피서객 두 명이 ‘살려달라’는 외침과 함께 급류에 떠내려가는 것을 발견하고 맨몸으로 수심 약 3m 물속으로 뛰어들어 이들을 구조한 뒤, 도착한 119구급대원에게 인계했다.

문명근(51)씨는 지난달 19일 울산광역시 북구 동천강에서 익사 위기의 초등학생을 구조했다. 문 씨는 인근을 지나던 중 물놀이하던 어린이 두 명이 수심 깊은 곳에 빠져 허우적대는 모습을 목격하자 119에 신고하고 곧바로 강에 뛰어들었다. 어린이 한 명을 먼저 구조해 심폐소생술을 했고, 현장에 도착한 119구조대원이 남은 아이를 구조했다.

김균삼(47) 선장은 지난달 20일 전북 군산시 비응항에서 바다에 추락한 차량에서 운전자를 구조했다. 조업을 마치고 입항하던 김 선장은 차량이 바다로 추락하는 것을 목격하고, 대형 탐조등을 켠 후 맨몸으로 어두운 바다에 뛰어들어 운전자를 구해냈다.

LG복지재단은 “생명을 구하고자 급류와 사투를 벌이다 순직한 故 김국환 소방장의 투철한 사명감과 희생정신을 우리 사회가 함께 기억하고, 이웃을 구하기 위해 폭우현장과 하천, 바다로 뛰어든 시민들의 용기 있는 행동을 격려하자는 취지에서 이들을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LG 의인상’은 2015년 “국가와 사회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의인에게 기업이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한다”라는 故 구본무 회장의 뜻을 반영해 제정했다. 현재까지 LG 의인상 수상자는 모두 131명이다.

장주영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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