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사장 "50명 격리 너무해"...서산시에 청탁했다 망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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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입이 통제된 충남 서산시 한화 2군 전용구장과 숙소 [연합뉴스]

출입이 통제된 충남 서산시 한화 2군 전용구장과 숙소 [연합뉴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박정규(57) 대표이사가 코로나19 확진자와 밀접 접촉한 소속 선수 일부의 자가 격리 해제를 요청했다가 거절당했다.

2일 방역당국 관계자에 따르면, 박 대표는 이날 서산시장과 서산 보건소장을 만나 "한꺼번에 너무 많은 선수가 격리됐다. 퓨처스(2군) 리그 운영은 물론이고 1군 운영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선별적으로 판단해 일부 선수의 격리는 해제해달라"고 청탁했다.

방역당국 입장에선 받아들일 수 없는 요청이다. "역학조사 결과에 따라 엄격하게 분류된 밀접 접촉자라 어느 선수도 예외를 둘 수 없다. 구단도 방역 지침을 준수해야 한다"고 단호하게 거절했다.

한화는 프로야구에서 유일하게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와 곤욕을 치른 팀이다. 충남 서산시 2군 전용구장에서 훈련하던 투수 신정락이 지난달 31일 최초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1일엔 신정락과 함께 식사한 육성군 동료 투수의 감염이 확인됐다. 이들 외에 선수단과 관계자를 포함한 95명이 추가 검사를 받았다.

더는 확진자가 나오지 않아 최악의 상황은 면했지만, 리그 전체의 경각심을 높였다. KBO는 "검사 결과와 별개로, 방역 당국의 역학조사에 따라 밀접 접촉자로 분류된 59명(한화 선수 50명 포함)은 이달 11~13일까지 자가격리한다"고 발표했다. 한화가 속한 2군 북부리그 경기도 6일까지 전면 취소했다.

그러나 현 상황에 책임을 통감해야 할 박 대표가 오히려 이 조처를 받아들이지 못해 물의를 일으켰다. 팀 내 방역을 강화해도 모자랄 판에, 오히려 방역 조치에 반기를 들다 망신당한 모양새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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