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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최고위원, 친문 권리당원이 승부 갈랐다…"노웅래·염태영·양향자 다른 목소리 기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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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이낙연 신임 대표와 함께 더불어민주당을 이끌 5인의 최고위원은 26일 김종민(논산-계룡-금산·재선) 의원, 염태영 수원시장, 노웅래(서울 마포갑·4선)·신동근(인천 서을·재선)·양향자(광주 서을·초선) 의원으로 결정됐다.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에서 열린 '제4차 전국대의원대회'에서 염태영(왼쪽부터), 신동근, 양향자, 김종민, 노웅래 신임 최고위원이 꽃다발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에서 열린 '제4차 전국대의원대회'에서 염태영(왼쪽부터), 신동근, 양향자, 김종민, 노웅래 신임 최고위원이 꽃다발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온택트(on-tact·온라인 비대면) 방식의 민주당 전당대회(유튜브 ‘씀’ 생중계)에서는 김종민 최고위원이 19.9%, 염태영 최고위원이 13.23%, 노웅래 최고위원이 13.17%, 신동근 최고위원이 12.2%, 양향자 최고위원이 11.5%를 득표했다. 1위인 김 최고위원을 제외하면 1%포인트 안팎의 박빙이었다. 양 최고위원과 6위 이원욱(화성을·3선) 의원과의 격차는 불과 0.1%포인트였다. 한병도(익산을·재선), 소병훈(광주갑·재선) 의원은 각각 11.1%, 7.5%에 그쳤다.

이번 최고위원 선거 역시 2년 전 전당대회처럼 투표 반영비율이 40%에 이르는 권리당원이 결과를 좌우했다는 평가다. 전국대의원은 45%, 국민 여론조사는 10%, 일반당원 여론조사는 5%씩 반영됐다. 김종민 최고위원은 대의원 투표에서 4위(13.5%)에 그쳤지만, 권리당원 투표에서 압도적 1위(25.5%)를 차지하면서 전체 1위로 올라섰다. 대의원 투표에서 당선권 밖이었던 신동근(9.6%·6위), 양향자(7.1%·8위) 최고위원은 권리당원 투표에서 각각 13.8%(3위), 15.6%(2위)를 기록해 최고위원단 진입에 성공했다. 반면 대의원 투표에서 1위(17.4%)였던 이원욱 의원은 권리당원 투표에서 7위(6.9%)에 그치며 고배를 마셨다.

8.29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최고위원 선거 득표율. 김홍범 기자

8.29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최고위원 선거 득표율. 김홍범 기자

권리당원 전체 숫자는 2년 전보다 약 9만명이 늘어 79만7000여명에 이른다. 4년 전 27.6%, 2년 전 34.7%였던 권리당원 투표율은 이번 전당대회에서 41.0%를 찍었다. 민주당 안에는 전체 권리당원 중 약 30% 정도를 극성 친문 성향으로 평가하는 시각이 많다.

지난해 9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 당시 ‘조국 수호’에 앞장서며 존재감을 드러냈던 김종민 최고위원의 1위 당선은 친문 진영의 전폭적인 지지와 더불어 높은 인지도가 바탕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염태영 최고위원은 신임 당 지도부 중 유일한 원외 인사다. 3선 수원시장인 염 최고위원은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대표회장을 맡아 2018년 지방선거 때 대거 당선된 민주당 소속 기초자치단체장·의원들의 몰표를 받았다. 지방자치단체장으로서는 3번째 도전 만에 얻은 결실이다. 2015년 박우섭 당시 인천 남구청장, 2018년 황명선 논산시장이 도전했다가 낙선했다.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에서 열린 '제4차 전국대의원대회'에서 최고위원 후보자들이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 맨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신동근, 염태영, 양향자, 한병도, 김종민, 이원욱, 노웅래, 소병훈 후보. [연합뉴스]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에서 열린 '제4차 전국대의원대회'에서 최고위원 후보자들이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 맨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신동근, 염태영, 양향자, 한병도, 김종민, 이원욱, 노웅래, 소병훈 후보. [연합뉴스]

노웅래 최고위원은 최고위원 5인 중 유일한 중진 의원(4선)이다. 20대 국회 때 원내대표 선거에서 연거푸 고개를 떨궜던 노 최고위원은 이번 최고위원 당선으로 명예를 회복했다는 평가다. 중진들과 서울 지역 의원들 사이에 동정론이 커진 결과다. 유일한 여성 최고위원은 양향자 최고위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야당 대표 시절 영입한 ‘더벤저스(더불어민주당+어벤저스)’ 중 한 명으로, 추미애 당 대표 시절에 이어 두 번째 최고위원직을 맡게 됐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한병도 의원의 탈락은 작은 이변으로 평가된다. 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은 “여성 몫으로 당선이 이미 확정된 양 최고위원이 끝까지 표몰이를 나서면서 호남표가 분산된 데다 친문을 자처하는 후보들이 많았던 영향도 적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중진 의원은 “대체로 친문 인사들이 지도부를 꿰찬 셈”이라면서도 “산업계 출신인 양향자, 관록의 노웅래, 자치단체장 출신인 염태영 최고위원 등이 중앙의 친문들과는 다른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준호·김홍범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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