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신임 대표와 함께 더불어민주당을 이끌 5인의 최고위원은 26일 김종민(논산-계룡-금산·재선) 의원, 염태영 수원시장, 노웅래(서울 마포갑·4선)·신동근(인천 서을·재선)·양향자(광주 서을·초선) 의원으로 결정됐다.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온택트(on-tact·온라인 비대면) 방식의 민주당 전당대회(유튜브 ‘씀’ 생중계)에서는 김종민 최고위원이 19.9%, 염태영 최고위원이 13.23%, 노웅래 최고위원이 13.17%, 신동근 최고위원이 12.2%, 양향자 최고위원이 11.5%를 득표했다. 1위인 김 최고위원을 제외하면 1%포인트 안팎의 박빙이었다. 양 최고위원과 6위 이원욱(화성을·3선) 의원과의 격차는 불과 0.1%포인트였다. 한병도(익산을·재선), 소병훈(광주갑·재선) 의원은 각각 11.1%, 7.5%에 그쳤다.
이번 최고위원 선거 역시 2년 전 전당대회처럼 투표 반영비율이 40%에 이르는 권리당원이 결과를 좌우했다는 평가다. 전국대의원은 45%, 국민 여론조사는 10%, 일반당원 여론조사는 5%씩 반영됐다. 김종민 최고위원은 대의원 투표에서 4위(13.5%)에 그쳤지만, 권리당원 투표에서 압도적 1위(25.5%)를 차지하면서 전체 1위로 올라섰다. 대의원 투표에서 당선권 밖이었던 신동근(9.6%·6위), 양향자(7.1%·8위) 최고위원은 권리당원 투표에서 각각 13.8%(3위), 15.6%(2위)를 기록해 최고위원단 진입에 성공했다. 반면 대의원 투표에서 1위(17.4%)였던 이원욱 의원은 권리당원 투표에서 7위(6.9%)에 그치며 고배를 마셨다.
권리당원 전체 숫자는 2년 전보다 약 9만명이 늘어 79만7000여명에 이른다. 4년 전 27.6%, 2년 전 34.7%였던 권리당원 투표율은 이번 전당대회에서 41.0%를 찍었다. 민주당 안에는 전체 권리당원 중 약 30% 정도를 극성 친문 성향으로 평가하는 시각이 많다.
지난해 9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 당시 ‘조국 수호’에 앞장서며 존재감을 드러냈던 김종민 최고위원의 1위 당선은 친문 진영의 전폭적인 지지와 더불어 높은 인지도가 바탕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염태영 최고위원은 신임 당 지도부 중 유일한 원외 인사다. 3선 수원시장인 염 최고위원은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대표회장을 맡아 2018년 지방선거 때 대거 당선된 민주당 소속 기초자치단체장·의원들의 몰표를 받았다. 지방자치단체장으로서는 3번째 도전 만에 얻은 결실이다. 2015년 박우섭 당시 인천 남구청장, 2018년 황명선 논산시장이 도전했다가 낙선했다.
노웅래 최고위원은 최고위원 5인 중 유일한 중진 의원(4선)이다. 20대 국회 때 원내대표 선거에서 연거푸 고개를 떨궜던 노 최고위원은 이번 최고위원 당선으로 명예를 회복했다는 평가다. 중진들과 서울 지역 의원들 사이에 동정론이 커진 결과다. 유일한 여성 최고위원은 양향자 최고위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야당 대표 시절 영입한 ‘더벤저스(더불어민주당+어벤저스)’ 중 한 명으로, 추미애 당 대표 시절에 이어 두 번째 최고위원직을 맡게 됐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한병도 의원의 탈락은 작은 이변으로 평가된다. 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은 “여성 몫으로 당선이 이미 확정된 양 최고위원이 끝까지 표몰이를 나서면서 호남표가 분산된 데다 친문을 자처하는 후보들이 많았던 영향도 적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중진 의원은 “대체로 친문 인사들이 지도부를 꿰찬 셈”이라면서도 “산업계 출신인 양향자, 관록의 노웅래, 자치단체장 출신인 염태영 최고위원 등이 중앙의 친문들과는 다른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준호·김홍범 기자 ha.junho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