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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 중학생 윤은호군이 보낸 e-메일]

중앙일보

입력

취재를 하는 중에 인천에 사는 윤은호군이 e-메일을 보내왔다.윤군은 인천시 발명왕 대회에서 우수상을 받을 정도로 과학과목에선 단연 뛰어났지만 사회성이 떨어져 ‘왕따’를 당하고 있었다.

"인천에 있는 Y중 3학년 윤은홉니당. 만 두돌 땡 자폐 진단 당했다구 해여(cctn.tv서 '오늘도 임마누엘' 목요일 코너 7월 5일분의 40분쯤부터 제 얘기가 나옴니당). 제가 자아라고 말할 수 있는 게 생긴 건 초등 3학년 때였습니당. 그 전부터 생각이 가끔씩 떠올랐는데 그걸 활용하기 시작했져.

6학년 때 컴퓨터를 샀고 이 때부터 이성이 제대로 자라나기 시작했습니당.

그러나 중학교에 가면서 악몽이 시작됐음당. 입학한 지 며칠 뒤였던가. A란 애하구 B라는 친구가 어울려 '왕따' 를 시작했음당. 하도 맞아서 머리가 아파 샴푸를 못할 정도였고 상처가 아물 날이 없었습니다. 밥도 못먹게 하고 교실문과 벽 사이에 가두기도 했습니다.

물품 갈취도 계속됐고 내 소지품을 못쓰게 만들었져. 그땐 정말 죽고 싶었음다. 결국은 전학을 했죠.

오게 된 곳이 Y중이었음당. 이곳서도 C란 애가 때렸지만 걔는 말이 통해서 협상했음당. 하지만 따가 없어진 것은 아니에여. 아직 자폐란 장애가 벗어지지 않아서 그런데 왜 그걸 몰라주는지.

이 때 인터넷을 알게 됐져. 이곳에는 왕따도 없고 아무도 날 이상하게 보지도 않아여.

지금 젤 괴로운 건 공부를 강요하는 것이에여. 공부만이 있는 사회는 F학점 사회, 인권이 없는 사횝니다. 인터넷 게이머처럼 노는 것도 하나의 직업이 돼 있는데 이를 인정치 않으려는 어른들이 답답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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