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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잔칫날, 바이든·해리스도 맞불…‘공격 자제’ 전통 깨졌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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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1호 10면

지난 20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 후보(왼쪽)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후보가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지지자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 20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 후보(왼쪽)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후보가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지지자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트럼프 등) 이 인간들은 거리에 폭력을 심고 있다.”(조 바이든) “트럼프는 옹졸하고 앙심만 품고 있다.”(카멀라 해리스)

관례 깨고 상대 전당대회 중 비난 #민주당 대통령·부통령 후보 협공 #네거티브 공세 적극 대응 전략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인 지난 27일(현지시간) 민주당 대통령·부통령 후보가 작심하고 비난을 쏟아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공화당 대선후보 수락 연설을 앞에 두고서였다.

바이든 후보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와 그의 동료들이 미국 거리에 폭력을 심고 있다”며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공포를 조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근 총격 사고와 대규모 시위가 있었던 위스콘신주 커노샤 사태를 두고 한 이야기다. CNN 폴리틱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 구호로 “법질서(Law and order)”를 내세우고 있는 걸 정면으로 반박한 발언이라고 분석했다. 전날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전당대회 연설에서 “바이든의 미국은 안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난한 데 대한 반격이기도 했다.

해리스 부통령 후보도 같은 날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정부의 코로나19 부실 대응을 겨냥했다. 초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것을 두고 “당시 도널드 트럼프가 얼어붙었다. 그는 겁을 먹어서 그랬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좀 알아야 할 게 있는데 감염병은 가차 없는 것이며 트위터로는 막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나흘째 진행된 공화당 전당대회에 대해서도 “공화당 전당대회는 단 한 가지 목적으로 기획됐다. 도널드 트럼프의 자아를 달래 주고 그를 기분 좋게 해주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로써 상대 당 전당대회 기간엔 공격을 자제하던 워싱턴의 전통은 완전히 끝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이 먼저 민주당 전당대회 기간에 격전지를 돌며 유세를 하고 마지막 날엔 바이든의 후보 수락 연설 직전 폭스뉴스와 인터뷰하며 도발을 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역시 이날 맞불을 놓은 셈이다.

이날 공화당 전당대회 중계를 시작하기 전에는 ABC·CBS·NBC 등 지상파 방송과 폭스뉴스에 바이든의 선거광고를 내보내기도 했다. 광고에는 자전거를 타며 건강을 뽐내는 바이든 후보와 달리 계단을 힘들게 내려오는 트럼프 대통령의 모습과 트럼프와 달리 월스트리트에 쩔쩔매지 않는 이미지 등을 담았다. 2016년 대선 당시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미셸 오바마가 얘기했던 “저들이 저급하게 가도 우리는 품위 있게 간다(When they go low, we go high)” 전략에서 180도 방향을 튼 모습이다. 이는 지난 대선 때처럼 트럼프 측의 네거티브 공세에 소극적으로 대응해서는 안 된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 뉴욕타임스는 1988년 대선 당시 지지율에서 앞서 있던 마이클 듀카키스 민주당 후보가 조시 H W 부시 공화당 후보의 네거티브 전략에 무대응으로 일관하다 결국 패배한 사례를 소개했다. 신문은 “1988년 부시의 전략이 올해 대선에서 교본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워싱턴=김필규 특파원 phil9@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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