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합창

중앙일보

입력

성 의학 전문병원을 찾는 환자 중 발기부전과 더불어 가장 많이 호소하는 문제가 조기사정이다.

우리 나라 성인 남성의 50%내외가 조루증과 씨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안다면 아마도 모두 놀랠 것이다.

이 숫자는 구미 각국의 통계와도 일치하고 있어서 이는 우리 나라 남성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걸친 대표적인 성 문제중 하나인 것으로 추정된다.

● 우리나라 성인 남성 50%가 조루증 고민

그럼에도 조루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어떤 사람은 시간대에 기준을 두어서 수초, 수분, 아니면 십여분 내에 사정을 하는 사람을 일컫는가 하면 사정시간이 파트너의 오르가즘보다 먼저냐 뒤냐에 따라서 판단을 하고있는 측들도 있다.

그러나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조루증이란 '남성의 자의적인 사정조절력이 부족하여 원하기도 전에 사정에 이르고 마는 것'이라고 정의를 내린바 있다.

쉽게 말해 사정 조절력이 얼마나 되느냐가 관건인데 7~80% 정도의 조절력이 있어야 정상이라 본다.

조루증 남성이 이렇게 많은데도 그 치료에는 소극적인 것이 사실이다.

"나 말이야? 홍콩을 열 번 아니 수 십 번이라도 보낼 수 있어", "아냐, 나는 천당과 지옥을 수 백 번이나 오르락내리락 시킬 수 있다구!", "나보고는 짐승이랴 짐승, 왜냐고? 한 번 시작했다 하면 끝이 없으니까..." 등등 진지한 치료보다는 과장과 허세로 얼버무려 왔다.

● 남성특유의 과장과 허세 때문에 치료 장애

가부장적 권위에 익숙해온 우리 나라 남성들 다수가 성문제를 남성의 자존심에 빗대어 생각하는 관습이 낳은 결과다.

조루증 남성들을 둔 여성들도 문제제기 보다는 모르는 척하는 것이 유교적 사고에 젖어 억누르며 지내온 것이 우리 나라 부인네들의 모습이었다.

그러나 시대가 변하고 있다. 정보의 홍수와 개방화시대가 그간 터부와 비밀스러움으로 싸여 있던 성 문제를 안방의 침실 문제로만 남겨 놓지 않았다.

그중에도 여성들의 제 몫 찾기 노력은 점점 노골화되고 있으며 조루증에 대한 문제제기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간 조루증에 대해 순응과 체념으로 일관했던 주부들이 이에 대한 당당한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 성의식에 대한 여성인식 변화…남성도 현실직시해야

조루증에 대해도 공공연한 문제제기를 하는가 하면 여의치 않을 경우 파트너 대체도 불사(?)하는 여성도 늘고 있다. 어머 뜨거워라! 뒤늦게 문제의 심각성을 깨달은 남성들이 전문병원을 찾고 있다.

어떤 이는 아내의 노골적인 요구에 의해서, 어떤 이는 친구들이 들려준 무용담을 듣고는 열등감을 느껴서 등등 이유도 가지각색이다.

조루증 치료에 대한 답은 두 가지. 하나는 약물과 훈련요법, 다른 하나가 수술요법이다.

약물요법과 훈련요법은 사정 정점근방까지 갔다가 되돌아오는 반복 훈련과 부교감신경 흥분 차단제를 병행하는 것으로 90% 정도의 치료율을 보인다.

● 약물과 수술요법 및 훈련요법으로 치료

수술은 약물 및 훈련 치료에 별 반응이 없는 소수에게 한정적으로 이용되는 것인데 음경배부신경차단술이 그것이다. 음경의 귀두부를 포함 민감한 감각을 담당하는 신경일부를 차단해서 사정을 지연시키는 방법이다.

조루의 치료는 여성에게 충분한 성 질감을 느끼게 함은 물론 남성들이 얻을 수 있는 반사 이익도 배가 될 수 있기에 꼭 필요하다 하겠다.

단순음보다는 스테레오 사운드가 아름다울 것이며, 외로운 행길보다는 따뜻한 동행인이 있을 때 심신의 피로가 덜 할 것이다.

여성이 오르가즘에 오를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같이 할 때 그대들의 귓가에서는 메아리가 들릴 것이며 그녀의 현란한 음악이 온몸으로 전율해올 것이다.

그러나 조기 사정에 의한 시간의 단축은 마치 3막인 연극을 1막이나 2막에 끝내 버리는 것과 같아서 부부 관계에서도 절정감을 맛볼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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