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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무증상 확진자, 5일내 열나면 중증 악화 위험 27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무증상 전파에 따른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깜깜이 N차 감염’ 확산으로 방역 당국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코로나19 무증상 환자 10명 중 1명은 급격하게 중증으로 악화한다는 임상 연구 결과가 나왔다. 또한 확진 당시 증상이 없어도 5일 이내에 발열 증상이 나타날 경우 코로나19가 악화할 위험이 매우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증상·경증 환자가 완치되는 데 걸린 기간은 평균 22일이었다.

코로나 바이러스 이미지 [중국 바이두 캡처]

코로나 바이러스 이미지 [중국 바이두 캡처]

무증상 환자 중 11.7%는 급격하게 악화 

대학의학회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대한의과학저널(JKMS)’에 따르면, 능동적 조기 검사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무증상 환자 중 11.7%는 급격하게 중증으로 악화했다. 또한 5.1%는 산소치료를 받아야 할 정도로 상태가 나빠졌다. 박상원 보라매병원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이 국내 11개 대학병원에 입원한 코로나19 발병 초기 단계 환자 161명을 상대로 한 임상 분석 결과다.

코로나19 관련 연구 결과가 게재된 대한의학회의 국제학술지 JKMS 홈페이지.

코로나19 관련 연구 결과가 게재된 대한의학회의 국제학술지 JKMS 홈페이지.

가장 위험한 징후는 '발열'  

연구진에 따르면, 능동적 조기 검사로 확진 판정을 받은 161명 중 136명(84.5%)은 SOFA(순차적 장기부전 평가) 점수가 1점 이하였다. 무증상 또는 경증 환자라는 얘기다. 하지만 퇴원 때까지 무증상이 이어진 환자는 10명에 불과했다. 무증상으로 퇴원한 이들의 평균 연령은 30세로 상대적으로 젊었고 기저질환이 없었다.

연구진은 무증상·경증 환자가 중증으로 악화하는 지표도 규명했다. 코로나19 감염 후 증상이 악화하는 가장 위험한 징후는 발열이다. 입원 후 5일 이내에 발열 증상이 나타날 경우 중증으로 악화할 위험이 27배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젖산탈수소효소(LDH) 수치가 300U/L(리터당 유닛)을 넘어서면 중증 위험도가 18배 상승했다. LDH 수치는 세포의 손상 여부를 측정하는 지표다.

대전 서구보건소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들이 시민들을 상대로 코로나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김성태/2020.08.24.

대전 서구보건소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들이 시민들을 상대로 코로나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김성태/2020.08.24.

무증상·경증 환자 평균 치료 기간 22일 

염증 정도를 나타내는 CRP 수치가 1mg 상승할 때도 악화 위험이 11배 커졌다. 아울러 감염 후 5일 이내에 혈소판 수가 급격히 내려간 환자도 중증으로 악화했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코로나 환자를 분류하고 중증 악화 위험을 미리 감지할 수 있는 새로운 기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임상 연구에서 관찰 대상 무증상·경증 환자들이 입원 후 퇴원 때까지 걸린 기간은 평균 22일이었다. 하지만 증상이 악화하면 31.5일로 늘어났다.

8월 24일 충남의 한 보건소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들이 시민들을 상대로 코로나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김성태/2020.08.24.

8월 24일 충남의 한 보건소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들이 시민들을 상대로 코로나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김성태/2020.08.24.

무증상 환자도 바이러스 배출량은 비슷  

앞서 이은정 순천향대 서울병원 감염내과 교수팀이 국제학술지 ‘JAMA 내과학(internal medicine)’에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자 10명 중 3명은 확진 후 퇴원 때까지 무증상을 보였다. 또한 임상 대상 303명 중 193명(63.7%)은 격리 시점부터 증상이 나타났다. 110명(36.3%)은 생활치료센터에 격리될 때는 무증상이었지만, 이 중 21명은 입소 후 증상이 나타났다. 증상이 나타나는 기간은 평균 15일이었다.

특히 코로나19 확진자를 유증상과 무증상 그룹으로 나눠 유전자증폭(RT-PCR) 검사를 한 결과 증상과 상관없이 배출하는 바이러스양은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무증상 확진자라도 최소 15일 이상은 새로운 증상이 생기는지 관찰이 필요하다"며 "코로나19 확산을 억제하기 위해 증상 유무와 관계없이 격리 지침을 준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태윤 기자 pin2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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