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열흘째 지속하면서 확진자를 격리 치료하기 위한 병상 확보에도 비상이 걸렸다. 특히 전국 확진자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수도권(서울·경기·인천) 지역의 병상 가동률이 문제다.
신규 확진 급증 병상 확보 비상 #서울·경기·인천지역 공동 배정
방역당국은 수도권 확진자의 경우 거주지에 상관없이 3개 지역 병상을 공동으로 배정한다는 방침이지만 이를 고려해도 전체 감염병 전담병원 병상 3개 중 2개는 차 있고, 1개만 비어 있는 상황이다.
23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전국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397명이다. 해외 유입 10명을 제외한 지역 감염자가 387명이었고, 이 중 76%에 해당하는 294명이 수도권 감염자였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병상 부족에 대한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수도권에는 전국 감염병 전담병원 병상 2541개 중 1804개(71.0%)가 집중돼 있다. 그러나 방대본에 따르면 감염자 급증에 따라 22일 오후 8시 기준 수도권 병상은 총 652개(36.1%)밖에 남지 않았다.
수도권 중에서 경기 지역 상황이 가장 심각하다. 신규 확진자 수가 23일 0시 기준 전날 대비 118명 늘어 코로나19 사태 이후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도내 14개 병원이 확보한 감염병 병상 568개 중 533개가 채워진 상태다. 병상 가동률이 94.3%에 달한다.
병상 가동률이 80.8%까지 치솟았던 서울시는 19일 태릉선수촌에 무증상·경증 환자를 위한 생활치료센터를 열고 382개 병상을 추가했다. 20일 병상 가동률은 65.8%까지 낮췄지만 21일 0시 기준 가동률이 다시 76.7%까지 치솟았다. 인천은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다. 인천시에 따르면 인천시의료원 등 3개 병원 400개 병상 중 127개(가동률 31.8%)만 찼다.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은 23일 긴급 브리핑을 열고 “26일 은평소방학교에 173병상을 추가하고 문래동 유스호스텔, 인천 국방어학원, 경기 소재 공공시설 1개소 등 총 3개소에 900병상의 생활치료센터를 추가로 확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래도 우려는 가시지 않는다. 산소치료·기계호흡이 필요한 중증·위중 환자용 병상은 더 여유가 없어져서다. 21일 기준 전국 중환자 병상 541개 중 빈 곳은 127개(23.5%)뿐이었다. 수도권의 경우 22일 기준 중환자 병상 339개 중 70개(20.6%)만 비어 있다. 전국에 9명이던 위중·중증 환자는 23일 30명까지 급증했고, 이 중 고위험군인 60세 이상이 26명(86.7%)에 이른다.
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