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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의사 훈계논란 대해 "공적협의 과정서 한 문제제기"

중앙일보

입력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홍보관리반장 연합뉴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홍보관리반장 연합뉴스

전날(19일) 긴급하게 이뤄진 정부-의료계 간 회동에서 보건복지부 쪽 참석자가 상대 의료계에서 나온 의사를 향해 일부 ‘훈계’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 입에서 “참을 인(忍)을 3번 썼다” “코로나19가 얼마나 심각한지 전공의들이 잘 모르는 것 같다”는 표현을 했다는 주장이 의료계쪽에서 나오면서다.

보건복지부는 20일 오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정례 브리핑에서관련 질의를 받고 “(전날 긴급회동에서) 훈계 등 강압적 태도를 취한 적 없다”고 반박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홍보관리반장(복지부 대변인)은 “통상적으로 정부와 타 기관 간 협의 과정은 자유로운 의사 교환을 위해 세부적인 논의 내용을 밝히지는 않는다”고 전제한 뒤 “다만 공적 협의 과정에서 집단행동에 대한 (정부의) 문제 제기를 훈계로 인식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책임성 있는 협의 자세가 아니다”고 말했다.

19일 오후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보건복지부-대한의사협회 긴급 간담회에서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과 주먹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 공동취재단

19일 오후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보건복지부-대한의사협회 긴급 간담회에서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과 주먹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 공동취재단

손 반장은 3가지 이유를 들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우선 그는 “코로나19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급격하게 확산되고 있는 현재의 엄중한 시기에서 집단휴진을 강행하는 것은 국민 불안과 환자 피해가 야기될 수 있다”며 “이에 (전날 회동에서) 시기적으로 문제 될 수 있다는 지적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두 번째는 투쟁방법의 부당성”이라며 “의료계 집단행동으로 아무 관련이 없는 환자들만 피해를 보게 된다”고 설명했다. 세 번째로는 “지난 7일 전공의 집단휴진 시 응급실·중환자실 (필수) 근무인력까지 진료를 보지 않았다”며 “중증환자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과도한 투쟁방식이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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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반장은 다시 한번 의료계에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극단적인 투쟁방식을 중단해 달라고 촉구했다.

세종=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복지부 손영래 대변인 발언전문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 손영래(보건복지부 대변인)입니다. 두 가지를 질의하셨습니다. 하나는 어제 협상과정에서 의지가 없음과 두 번째 ‘강압적인 태도로 훈계 같은 것이 있었는가?’ 부분들이었습니다.

통상적으로 정부와 타 기관 간의 협의과정은 자유로운 의사교환을 위해서 세부적인 논의내용을 밝히지는 않습니다. 다만, 이번의 경우에는 세부적인 논의내용이 먼저 공개되어 오해를 사고 있기 때문에 특별히 좀 해명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어제 논의 과정에서 정부는 코로나19의 상황이 엄중함을 같이 인식을 하고 지금은 서로 간의 극단적인 대립을 멈출 것을 계속 요청을 하였습니다.

또한, 정부로서는 모든 가능성을 열고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정책과제에 대한 대화와 협의를 하겠으며, 그 기간 동안에는 정책 추진을 보류하고 대신 집단, 의료계의 집단행동도 보류할 것을 양보안으로 제시하였습니다.

그러나 협의과정 내내 의료계 쪽에서는 의대 정원 증원과 공공의대 신설이라고 하는 두 과제 철회하고 한방첩약 급여화는 폐기를 먼저 해야지만 대화 협의에 나올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였습니다. 이러한 상태에서는 사실 더 이상 논의가 진전되지 않아서 2시간에 가까이 계속 설득과 요청을 하였으나 별 진전 없이 끝나게 된 것입니다.

그에 따라 정부로서 의지가 없었다고 하는 것은 사실이 다름을 알려드립니다.

그리고 두 번째, 어제 의정협의 과정에서 정부가 훈계를 하는 등 정부가 강압적인 태도를 취했다는 것도 사실이 아닙니다. 정부는 현재의 상황에서 의사협회와 전공의협의회가 계획하는 집단행동이 부적절하다는 문제제기를 한 것입니다. 세 가지의 문제를 제기하였습니다.

우선, 첫째로 시기의 문제를 지적하였습니다. 코로나19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급격하게 확산되고 있는 현재의 엄중한 시기에서 집단휴진을 강행하는 것은 국민불안과 환자피해가 야기될 수 있으므로 시기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을 하였습니다.

두 번째로는 투쟁방법의 부당성을 지적하였습니다. 전공의협의회, 의사협회 등의 집단행동은 이를 통해 피해를 보게 되는 것은 아무 관련이 없는 환자들만 피해를 보게 되는 것입니다.

특히 전공의들의 집단휴진 같은 경우에는 환자들의 희생 외에 자기 희생이 동반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하였고, 이러한 방식은 국민적인 동의를 얻기 어려운 극단적인 투쟁방식이라고 지적하였습니다.

세 번째로, 투쟁내용의 부적절함을 지적하였습니다. 지난 8월 7일 전공의 집단휴진 시 응급실과 중환자실의 근무인력까지 진료를 보지 않게 했던 것은 중증환자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과도한 투쟁방식이었음을 지적하였습니다.

그리고 지난 2000년 의약분업으로 인한 의료계와 정부의 굉장한 갈등관계에서도 응급실과 중환자실의 인력을 제외시키는 것은 고심 끝에 5차 내지 6차에서부터 진행되었던 점을 지적하고, 환자의 피해 가능성을 좀 더 신중하게 고려해줄 것을 요청하였습니다.

다시 정리하자면, 현재의 의사단체의 집단휴진은 시기적으로나 방법적으로나 내용적으로 국민의 동의를 얻기 어려운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고, 이러한 극단적인 방식을 철회할 것을 요청드린 것입니다.

훈계란 것은 사적인 친분이 있는 상태에서 사적인 모임에서 나타나는 것입니다. 어제의 협의는 정부 관계자와 의료단체 대표가 함께 만나는 공적인 자리였으며, 문제를 제기하신 전공의협의회 대표와는 저는 일면식도 없고 사적 친분이 있는 상태도 아닙니다. 이러한 공적인 협의과정에서 집단행동에 대한 문제, 정부의 문제제기를 훈계로 인식하는 것은 부적절하며 책임성 있는 협의 자세가 아닐 것입니다.

어제의 문제제기는 전공의협의회 대표 개인에게 문제를 제기한 것도 아니며, 전공의협의회와 의사협회라고 하는 단체에 대한 문제제기이기도 합니다. 또한, 이러한 문제제기는 비단 정부뿐만이 아니라 많은 국민들이 함께 제기할 수 있는 문제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에 대해서 전공의협의회 대표께서 쓰신 바와 같이 의사라서 코로나19의 위험성을 더 잘 안다고 하는 답변이라든지 2020년 전공의를 2000년 전공의들과 동일하게 보지 말라는 답변은 제가 제기한 이러한 문제제기에 대한 적절한 답변은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문제제기에 대해서는 전공의협의회와 의사협회가 숙고해주실 것을 다시 한번 요청드립니다.

정부는 현재의 엄중한 코로나19 위기상황에서 환자들의 피해가 예상되는 전공의협의회와 의사협회의 극단적인 대립방식을 철회해줄 것을 계속해서 요청드립니다. 정부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의사단체와 대화와 협의에 임하겠으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핵심적인 정책들의 추진도 그 대화 기간 동안 고려할 것입니다.

다시 한번 대한전공의협의회와 대한의사협회 등에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극단적인 투쟁방식을 중단할 것을 깊이 요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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