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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제일교회 군산 확진자 교회서 9개월 숙식…군산 내려갔다 광복절집회 상경

중앙일보

입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규모 재확산의 진원지로 지목되는 서울 사랑제일교회 관련 전북 군산 확진자가 약 9개월 동안 교회에서 숙식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군산 11번 확진자 지난해 11월부터 교회서 생활 #45인승 관광버스 타고 군산에서 다시 서울 상경 #진단검사 거부·역학조사 비협조 교인도 골치

군산 11번 확진자 지난해 11월부터 교회 숙식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가 지난 16일 페쇄돼 있다. 이 교회와 관련해 접촉자 조사 중 190명이 추가 확진돼 현재까지 누적 확진자는 총 249명으로 집계됐다. 김성룡 기자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가 지난 16일 페쇄돼 있다. 이 교회와 관련해 접촉자 조사 중 190명이 추가 확진돼 현재까지 누적 확진자는 총 249명으로 집계됐다. 김성룡 기자

17일 군산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2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군산 11번 확진자(60대)는 지난해 11월부터 사랑제일교회에서 거주해왔다. 그는 교회에서 숙식하며 봉사활동이나 종교활동을 해왔다고 한다.

보건당국 역학조사에 따르면 군산 11번 확진자는 자신이 머물던 서울 사랑제일교회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 13일 교회시설이 폐쇄되자 다음날 오전 8시 15분 서울 센트럴터미널에서 출발하는 군산행 버스를 타고 군산 자택으로 갔다.

그런 다음 지난 15일 오전 6시 23분 자택을 나서 군산 공설운동장으로 향했다. 이후 오전 8시께 공설운동장에 주차돼 있던 45인승 관광버스에 탑승해 상경했고 광복절 집회에 참석했다. 전북도 관계자는 “사랑제일교회에서 숙식을 못하게 되자 군산으로 돌아왔고 광복절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다시 서울로 돌아가는 형태가 된 것”이라고 말했다.

45인승 관광버스 어디서·어떻게?

군산 11번 확진자는 광복절 집회 후 다시 군산으로 돌아갈 때도 45인승 버스를 이용해 15일 오후 9시께 군산 공설운동장에서 하차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정부 및 여당 규탄 관련 집회에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정부 및 여당 규탄 관련 집회에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45인승 버스에 모두 몇명이 탔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사랑제일교회 분파 소속 교인들이 버스를 마련했을 것으로 추정만 되는 상황이다.

만약 45인승 버스가 군산 외에 인접한 전북 시·군 혹은 광주광역시와 전남 등까지 순회해 서울로 상경했을 경우 접촉자가 크게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군산시 관계자는 “45인승 버스의 정확한 행선지와 탑승자는 아직 파악을 못한 상황이라 계속 역학조사를 진행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지자체·보건당국 교인 비협조에 골머리 

지자체와 보건당국은 서울 사랑제일교회로부터 시작된 코로나19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방역작업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일부 교인들의 비협조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17일 광주광역시 서구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이 몰려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17일 광주광역시 서구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이 몰려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광주광역시는 17일까지 사랑제일교회와 관련된 총 24명의 명단을 확보했다. 이 중 11명이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았고 8명이 음성 판정을 받았다. 3명은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6명은 다른 시·도 거주자로 확인돼 명단을 이관했다. 광주시는 교인 2명의 현재 위치를 파악 중이다. 4명은 연락조차 제대로 닿지 않아 ‘확인 불가’ 상태다. 나머지 1명은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는 것을 완강히 거부하고 있다.

광주시 관계자는 “어제도 교인 1명이 코로나19 진단검사를 거부해 수차례 설득한 끝에 간신히 검사를 받게 했다”며 “현재도 1명이 계속 검사를 거부하고 있어 방역당국이 설득작업 중”이라고 말했다.

군산 11번 확진자의 경우 사랑제일교회에서 숙식하거나 집회에 참석한 사실을 먼저 지자체에 알리지 않았고 확진 뒤 역학조사에도 비협조적이다. 전북도는 교인 34명의 명단을 확보하고 광복절 집회 참석 여부 확인과 코로나19 진단검사를 권유하고 있지만, 대부분 거부하고 있다. 전북도는 교인들의 비협조가 계속되면 고발을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군산·광주광역시=진창일 기자 jin.cha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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