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가 16일 윤석열 검찰총장을 향해 “개가 주인을 무는 꼴”이라며 비판하자 야권에서는 “친문 홍위병 시대를 연상케 한다”고 맞받았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민주당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호남권 ‘온택트’ 합동연설회에서 “대통령에 의해 임명받은 권력이 선출된 권력을 이기려 하고 있다”면서 “윤석열 총장을 끌어내리고 검찰개혁을 완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치하려거든 옷 벗고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야권에서는 “민주당 전당대회는 친문(친문재인) 극성 지지세력 없이는 당선이 안 되는 구조”라는 날선 비판이 나왔다. 최근 야권 대선 후보 지지율 1위로 거론되는 윤 총장을 강하게 비판하는 것이 친문 성향이 뚜렸한 권리당원 표심을 얻는 데 유리하다는 판단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검찰총장과 대통령을 ‘개’와 ‘주인’의 관계로 비유한 여당 최고위원 후보의 발언은 이 정권의 전체주의적 사고와 권력이 자신들의 사익추구 수단임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 의원은 “민주당에서는 친문 극성세력의 지지 없이는 누구도 당선될 수 없는 구조임을 보여주고 있다”며 “민주당의 분위기는 60~70년대 중국 문화대혁명시대 잔혹하고 철없는 홍위병 시대를 연상케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지금 민주당의 당권주자를 포함한 모든 후보들이 여기에 굴복하고 있다. 이래서 과연 닥쳐오는 정권의 레임덕과 국가적 위기를 제대로 헤쳐 나갈 수 있을 지 걱정된다”며 “한 국가의 검찰총장을 개에 비유하는 것 자체가 얼마나 자신들의 정부가 형편없다는 점을 스스로 자인하고 나아가 대한민국 국격을 훼손하는 것인지 알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개가 주인을 무는 경우는 두 가지다. 하나는 주인이 도둑처럼 보였거나 아니면 주인이 자기를 이유 없이 너무 괴롭혔기 때문”이라며 “청와대와 여당은 정권 근처에서 머리 조아리는 충견들과 지금의 검찰총장을 한 묶음으로 착각하고 비교하지 말라. 인간의 탈을 쓴 개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개와 사람은 분명 다르다”고 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