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직장인 정신질환 비용 연 700억달러

중앙일보

입력

미국의 직장내 정신질환으로 인한 생산성 저하와 의료비 지출 등의 제비용이 연간 70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월스트리트저널이 13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올해 직원 20명 규모의 사업장에서 평균 4명 정도가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집계돼 있다고 밝히고 직장인들이 겪고있는 가장 광범위한 형태의 정신질환인 우울증이 정력적으로 활동할 20∼40대 근로자들의 생산성을 저하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밝혔다.

신문은 그러나 정신질환으로 인한 생산성 저하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고 직원들도 다른 질환과 달리 정신질환에 대해서는 숨기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직장내 정신질환의 심각성을 파악하고 있는 기업이 드문 것으로 지적했다.

저널은 또 생산성 저하 이외에 미국내 우울증 치료제 판매량이 지난 90년 이래 800% 이상 증가해 102억달러에 달하는 등 정신과 치료나 입원 등으로 인한 의료비도 꾸준한 증가추세에 있는 것으로 밝혔다.

신문은 워싱턴의 보건단체 '왓슨 와이어트 월드와이드'가 작년에 실시한 조사에서 대기업의 70% 가량이 정신과 치료 의료비 중가세를 우려하고, 상당수 기업들이 이를 줄일 수 있는 비용으로 간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히고 그러나 우울증은 개인의 기분과 활동력 등에 영향을 미치지만 겉으로 드러나지 않고 주관적이기 때문에 다루기 어려운 질환 중의 하나라고 덧붙였다.

신문은 우울증이 대부분의 직장인에게서 일시적 현상으로 가볍게 나타나고 있지만 치료되지 않은 상태로 만성화되면 자살충동 등의 심각한 증세로 악화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우울증의 심각성을 알고 대처하려는 기업들도 대책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뉴욕=연합뉴스) 엄남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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