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제 '글리벡' 왜 각광받나…6월 시판 앞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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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리벡 왜 각광받나

골수 등 정상세포는 공격하지 않고 암세포만 골라 공격하는 것이 글리벡의 가장 큰 장점이다.

암세포에서만 비정상적으로 활성이 증가된 타이로신 인산효소를 억제함으로써 암세포의 분열을 저지한다.

이 때문에 인체지놈사업의 완성을 응용한 최초의 맞춤형 신약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기존 항암제로 효과가 없거나 골수이식이 불가능한 만성골수성 백혈병 환자에게 투여한 결과 98%에서 혈액검사상 암세포가 줄어드는 효과가 나타났다. 기존 항암제에서 나타나는 탈모증이나 구토, 극심한 피로감 등 부작용도 거의 없다.

주사제가 아니라 하루 한차례 먹는 캡슐이란 점도 장점. 1999년 이래 30개국 5천여명의 환자에게 임상시험이 실시됐다.

● 어떤 암에 효과적인가

FDA에선 현재 만성골수성 백혈병에만 시판허가를 내렸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

만성골수성 백혈병은 백혈병의 네가지 종류 중 하나. 만성골수성 백혈병을 제외한 나머지 종류의 백혈병엔 효과가 입증된 바 없다.

최근 위장관 육종(위장관 근육에 생기는 암으로 일반적인 위암은 아님).소세포 폐암.전립선암 등에도 효과가 있다는 보고가 잇따르고 있어 백혈병 등 혈액암 뿐 아니라 덩어리 형태의 고형암에도 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현재 이들 암에 대해선 해외에서 임상시험 중이나 아직 시판허가는 받지 못한 상태.

●단점은 없나

약간의 메스꺼움과 눈 주위의 부종 등 부작용이 1~5%에서 있으나 기존 항암제에 비하면 적은 편이다. 지속적인 효과를 기대하려면 평생 복용해야 한다는 것도 단점. 또 장기간 사용시 더이상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내성(耐性)도 있다.

가톨릭의대 성모병원 내과 김동욱교수는 "99년 이후 2년동안 임상시험 대상자를 추적관찰한 결과 안정 상태의 만성골수성 백혈병의 내성률은 3% 안팎이지만 가속기와 급성기 등 암세포가 갑자기 증식하기 시작해 생명이 위태로운 불안정한 상태의 만성골수성 백혈병에선 30~70%에서 약제에 대한 내성이 나타난다" 고 밝혔다.

● 이용 절차는

식품의약품안전청은 6월말 시판허가를 내릴 예정. 치료비는 월 2백~3백만원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 건강보험 적용을 받을 경우 본인부담금은 20%로 줄어든다.

현 만성골수성 백혈병 환자에게 무료투여가 이뤄지고 있다. 노바티스사가 1백50명의 한달치 분량을 무상공급했기 때문.

30일 현재 49명의 환자가 투여받고 있다. 대상환자는 만성골수성 환자로 인터페론 등 기존 항암제로 효과가 없고 안정기를 벗어나 가속기와 급성기 상태에 있는 위급한 환자라야 한다.

다른 부위의 암은 일절 제외된다. 신청자는 한국희귀의약품센터

인터넷 홈페이지(http://www.kodc.or.kr)에 들어가 서류를 다운 받아 작성한 뒤 우편이나 팩스로 보내면 된다.

김동욱교수 등 글리벡 공급심의위원회 위원 5명이 서류심사를 거쳐 만장일치로 찬성을 하면 무료 치료를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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