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아연구 통제 배경] 기술보다 윤리에 무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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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윤리법 시안이 인간배아 연구를 엄격히 통제하기로 한 배경은 기술개발을 이유로 생명의 존엄성이 손상되는 것을 막자는 것이다. 기술개발로 얻는 이익보다 생명윤리 쪽에 더 무게를 둔 것이다.

인간복제는 물론 인간과 동물 유전자를 섞는 연구를 일절 할 수 없도록 한 것은 바로 그런 맥락에서다. 더 뛰어난 사람을 만들기 위해 태아나 수정란의 유전자를 조작하는 것을 금지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배아에 대한 연구를 선별적으로 허용한다고는 하지만 규제 일변도로 만들어진 이 시안의 방향대로 최종법안이 만들어지면 우리나라 생명공학은 심각한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인간배아에서부터 동물 연구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이 정부기관의 통제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연구과제 선정, 중간 과정 등을 정부기관에서 관리.감독하며 만약 위반할 경우 형사.민사.행정처벌을 하는 것으로 돼 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이경광 박사는 "이러한 과정을 거쳐 연구를 하려는 사람보다 포기하는 사람이 더 많을 것" 이라고 우려했다.

선진국들도 생명공학 연구에 관한 법을 만들면서 다른 나라의 실정을 살피고 있는데 우리가 앞서나갈 필요가 있느냐는 주장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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