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륙도 파도 휩쓸린 14세 사망 "친구들 영상 찍느라 신고늦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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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해양경찰서.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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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부산 오륙도 앞바다에서 중학생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현장에 있던 친구들이 영상을 찍고 웃느라 신고가 늦었다"는 주장이 제기돼 해양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부산해양경찰서는 6일 청와대 국민청원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올라온 부산 오륙도 중학생 익수 사고와 관련한 의혹들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A군(14)은 지난 4일 오후 3시쯤 부산 남구 오륙도 선착장 앞바다에 들어간 뒤 파도에 휩쓸렸다. A군은 한 시간 뒤 호흡과 맥박이 없는 상태로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지난 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A군의 사고에 관련해 ‘억울하게 죽은 정석이의 원한을 풀어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은 6일 오후 9시 30분 기준 10만여명의 동의를 받았다.

지난 5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올라온 글. 6일 오후 9시 30분 기준 10만여명이 해당 글에 동의했다. [사진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처]

지난 5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올라온 글. 6일 오후 9시 30분 기준 10만여명이 해당 글에 동의했다. [사진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처]

청원인은 "(A군의) 친구들은 장난인지 알고 영상을 찍고 웃으며 사진을 찍었다”며 “영상을 찍을 시간에 구급대원을 불렀으면 살았다고 한다”고 적었다. 이어 “아이들의 처벌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촉구했다.

A군의 또 다른 지인도 SNS에 "(A군이) 애타게 도움을 청했지만, 친구들은 마냥 장난인 줄 알아 휴대폰을 꺼내 들고 놀리는 듯한 뉘앙스로 동영상을 찍어 SNS에 올렸다"면서 "구급차를 불렀지만 이미 너무 많은 시간이 지난 후였다"고 적었다.

한편 영상을 찍은 A군의 친구들 측은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뒤 영상을 끄고 직접 신고했다는 내용의 해명글을 SNS에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또 사고가 난 바다도 평소 자주 가던 곳이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함민정 기자 ham.minj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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