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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간 모테기 "격리 안해"···방미 앞둔 아베 면제 길 터주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영국을 방문 중인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光) 일본 외상이 귀국 후 2주 자가격리를 하기 않기로 했다. 현지에선 이달 말로 예상되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미국 방문에 대비해 선례를 만들기 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국익 건 협상 전화로 못해" 영국 방문 자처 #G7 정상회담 참석 아베에 전례 만들어준 셈 #

6일 도쿄 신문에 따르면 모테기 외상은 지난 5일부터 8일까지 영국을 방문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으로 지난 3월 이후 전면 중단된 각료 급의 외국 방문을 약 5개월만에 재개한 것이다.

모테기 외상은 일본으로 들어오는 모든 내·외국인이 의무적으로 실시해야 하는 ‘귀국 후 2주 격리’를 하지 않을 계획이다. 이에 대해 도쿄신문은 “아베 총리의 외유 재개를 위한 전례를 만들려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고 전했다.

지난 2월 5일 일본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아베 신조 총리(오른쪽)와 모테기 도시미쓰 외상(왼쪽)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지지통신 제공]

지난 2월 5일 일본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아베 신조 총리(오른쪽)와 모테기 도시미쓰 외상(왼쪽)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지지통신 제공]

모테기 외상이 영국을 방문한 표면적인 이유는 일·영통상협정 관련 협의를 하기 위해서다. 모테기 외상은 지난 4일 기자회견에서 영국을 직접 방문하는 이유에 대해 “국익을 건 어려운 교섭을 전화로 하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2주간 격리를 실시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선, 전세기를 이용해 소수의 인원이 이동하고 영국 체재 중에도 일반인과의 접촉은 피할 뿐 아니라, 귀국 후 코로나19 검사(PCR검사) 받기 때문이라는 점 등을 들었다. 그러면서 “(이는) 미국, 유럽의 주요국을 비롯해 글로벌 스탠더드가 되어있다. 정부 요인의 외국 방문에 있어서도 같은 조치를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조치에 대해 외무성의 한 간부는 도쿄신문에 “한시라도 빨리 외교를 재개하기 위해, 합리적인 조치를 취할 수 없는지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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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말 미국에서 열리는 G7(주요 7개국) 정상회담에는 아베 총리가 참석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일본 정부는 아베 총리에게도 귀국 후 2주 격리 기준을 적용할 것인지 검토를 하고 있는 중인데, 모테기 외상이 정부요인은 자가격리를 하지 않는다는 선례를 만들어준 셈이다.

고케쓰 아쓰시 메이지대학 특임교수(정치학)는 모테기 외상의 영국 방문에 대해 “아베 총리가 격리를 하지 않고 미국을 방문하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라면서 “코로나로 하락한 지지율을 외교로 회복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도쿄=윤설영 특파원 snow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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