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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통보없이 황강댐 3번 방류…통일부, 항의없이 "불행한 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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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지난 3일 황강댐 물을 사전 통보없이 방류했다. 사진은 지난 2016년 북한이 황강댐 물을 방류했을 당시 주민이 군남댐에 나와 임진강 수위를 지켜보는 모습. [중앙포토]

북한이 지난 3일 황강댐 물을 사전 통보없이 방류했다. 사진은 지난 2016년 북한이 황강댐 물을 방류했을 당시 주민이 군남댐에 나와 임진강 수위를 지켜보는 모습. [중앙포토]

통일부는 4일 북한이 사전 통보도 없이 황강댐 수문을 열어 방류한 것과 관련해 "불행한 일"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수문 개방 전 사전 통보를 약속한 지난 2009년 남북 실무합의 위반이다.

2009년 무단 방류로 국민 6명 사망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오전 "북한이 올해 들어서 7월부터 8월 3일까지 3차례 수문을 열어 방류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북한이 수문 개방을 하면서 사전 통보 조치를 한 것은 없다"고 밝혔다.

북한의 이같은 조치가 남북합의 위반이라는 지적에 대해 "정부는 남북간 합의사항은 반드시 이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다"며 부인하지 않았다. 이어 "현재 정치·군사적 냉각 국면으로 인해 자연재해 관련 협력까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은 불행한 일"이라며 "남북관계가 복원되면 재난·재해 분야에서 남북간 협력을 본격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2009년 9월 북한이 황강댐 물을 예고 없이 방류해 경기도 연천군에서 남쪽의 국민 6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남북 실무회의를 통해 양측은 황강댐 방류 시 사전에 남측에 통보해주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집중호우로 인해 인명피해까지 발생한 지난 3일 북한은 사전 통보 없이 황강댐 수문을 열어 물을 방류했다.

지난 2009년 9월 북한의 황강댐 무단 방류로 우리 국민 6명이 사망하는 일이 발생한 뒤, 국회 국방위 소속 의원들이 휴전선 접경지역인 임진강 상류 필승교를 찾아 수자원공사 및 군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중앙포토]

지난 2009년 9월 북한의 황강댐 무단 방류로 우리 국민 6명이 사망하는 일이 발생한 뒤, 국회 국방위 소속 의원들이 휴전선 접경지역인 임진강 상류 필승교를 찾아 수자원공사 및 군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중앙포토]

그러나 이번 조치에 대해 정부가 북한에 공식적으로 항의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통일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이후 남북 당국의 통신연락선은 물론이고 군 통신연락선, 통신시험 연락선, 청와대와 노동당 사이의 직통 통신연락선까지 북한이 완전히 차단하면서 항의 의사를 전달할 통로조차 없는 상황이다.

북한에서도 이날 평안남북도, 황해남북도, 개성시, 자강도 남부, 강원도 내륙 일부 지역에 500㎜ 이상의 매우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북한의 황강댐 무단 방류로 인한 정확한 피해 상황은 아직 없다. 통일부 관계자는 "8월 4일 아침 7시 기준 임진강 필승교 수위가 2.99m로 우려할만한 단계는 아니다"며 "정부는 여러 기관과 긴밀히 협조해 대응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 황강댐 위치도. [중앙포토]

북한 황강댐 위치도. [중앙포토]

군 당국도 군남댐과 필승교 등 임진강 수위 지표는 큰 변화 없이 유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군남댐 수위는 3일 오전 33m를 기록, 올해 처음 30m를 넘어섰다가 현재는 27m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김준락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최근 북한이 호우로 인해 황강댐 수문을 개방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필승교 수위는 어제 새벽부터 한때 5m 이상 상승했으나 현재는 3m 수준으로 내려가 안정적인 상태로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다영 기자 kim.d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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