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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인(兩性人) 성 유전자 하나 더 있다

중앙일보

입력

인간 배아의 성이 자궁 내에서 남성에서 여성으로 바뀌거나 태아가 양성(兩性)을 띠고 태어나는 것은 성 결정 관련 유전자가 하나 더 있기 때문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에릭 빌레인 교수팀은 미국인간유전학저널(American Journal of Human Genetics) 5월호에서 "성적 기형은 드러내지는 않지만 비교적 흔한 문제"라며 "이 연구결과가 태아의 성을 조기에 정확히 진단해 기형을 치료하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정류 고환이나 음핵 확대 같은 가벼운 성적 기형은 전체 태아의 1%에서 발생하며 성별을 구분하기 어려운 양성을 지닌 경우는 태아 3천 명 당 1명 꼴로 발생한다고 밝혔다.

빌레인 교수팀은 인간의 성을 결정하는 몇 가지 유전자 중의 하나로 알려진 1번 염색체에 있는 신호유전자인 WNT-4가 양성문제를 일으킨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지금까지 알려진 유전적 기형이 어떤 유전자가 없거나 돌연변이가 발생해 나타나는 것과 달리 성적 기형은 WNT-4가 1번 염색체에 2번 나타날 때 발생한다고"고 밝혔다.

빌레인 교수는 "이 유전자의 양이 태아 형성과정에서 조금씩만 변해도 태아의 성이 남성에서 여성으로 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WNT-4는 성적 기형을 미리 진단하는 단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앞으로 이미 양성 태아를 낳은 적이 있는 여성이 임신한 태아의 염색체에서 WNT-4의 양을 줄임으로써 기형이 발생하는 것을 예방하는 것이 가능한지 연구할 계획이다.

빌레인 교수는 "이 연구결과를 활용하면 의사들은 자궁 속에 있는 태아의 WNT-4의 양을 미리 조사해 이를 바로잡음으로써 아이가 태어나기 전에 성적 기형을 치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이도선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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