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4700억원짜리 꿈에서 깨다...사우디 펀드, 뉴캐슬 인수 백지화

중앙일보

입력

뉴캐슬 유나이티드 홈 구장 세인트 제임스 파크의 그라운드 전경. [AP=연합뉴스]

뉴캐슬 유나이티드 홈 구장 세인트 제임스 파크의 그라운드 전경. [AP=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가 추진한 잉글랜드 프로축구 뉴캐슬 유나이티드 인수 시도가 최종 무산됐다.

사우디 정부 산하 공공투자펀드(PIF)가 주도하는 컨소시엄은 “뉴캐슬 유나이티드 인수 계획 철회 사실을 알리게 돼 유감스럽다”고 30일 밝혔다. 컨소시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과 관련해) 국제적인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구단 인수 절차게 지연됨에 따라 투자에 따른 이득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고 결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PIF는 사우디의 실세로 손꼽히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주도하는 국부 펀드다. 빈 살만 왕세자는 개인재산 480조원으로 추정되는 중동의 대부호로, 3억 파운드(4700억원)를 투자해 뉴캐슬을 유럽 최고의 축구 클럽으로 키운다는 계획을 가지고 구단 인수를 추진해왔다.

뉴캐슬 팬이 마이크 애슐리 구단주의 팀 매각을 촉구하는 플래카드를 펼쳐보이고 있다. [AP=연합뉴스'

뉴캐슬 팬이 마이크 애슐리 구단주의 팀 매각을 촉구하는 플래카드를 펼쳐보이고 있다. [AP=연합뉴스'

하지만, PIF의 뉴캐슬 인수 소식이 전해진 이후 안팎으로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빈 살만 왕세자가 지난 2018년 자국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사망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에 대해 일부 팬들이 “프리미어리그가 PIF의 뉴캐슬 인수를 승인한다면 국제적으로 인권 문제를 외면하는 리그로 낙인찍힐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사우디 국내에서 프리미어리그가 불법 스트리밍 서비스에 의해 중계되는 상황을 왕가가 파악하고도 방조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지난 달 리처드 마스터스 프리미어리그 CEO가 “PIF의 뉴캐슬 인수와 관련해 제안이 복잡해졌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 유럽 축구 전문가들이 “안팎의 부정적인 시각을 고려해 프리미어리그가 발을 빼려는 제스쳐를 취한 것”이라 진단하기도 했다.

구단 인수 무산과 함께 뉴캐슬 구단의 비전도 물거품이 됐다. 뉴캐슬은 PIF의 천문학적인 자금 지원을 받아 유럽 축구 최고 스타 플레이어들을 줄줄이 데려와 전력을 보강하길 기대했지만, 계획 전면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