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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수 FC서울 감독 자진 사퇴

중앙일보

입력

최용수 FC서울 감독이 팀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시즌 도중 자진사퇴했다. [연합뉴스]

최용수 FC서울 감독이 팀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시즌 도중 자진사퇴했다. [연합뉴스]

프로축구 FC서울 사령탑 최용수(47) 감독이 시즌 도중 자진사퇴했다. K리그1(1부리그) 최하위권으로 떨어진 팀 순위에 대해 책임을 지기 위한 결정이다.

29일 FA컵 포항전 패배 직후 사의 #서울 K리그 11위, 강등권서 고전

서울 구단 관계자는 “최 감독이 29일 포항 스틸러스와 대한축구협회(FA)컵 8강전을 치른 직후 구단에 스스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구단 측에서 만류했지만, 최 감독의 결심이 확고했다. 고심 끝에 최 감독의 사의를 수락하고 후임자를 찾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30일 밝혔다.

최 감독은 2018년 당시 강등 위기에 처한 서울을 구하기 위해 시즌 막바지에 지휘봉을 잡았다. 부산 아이파크와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르는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 속에서 승리를 이끌어내며 서울을 강등 위기에서 구했다. 지난 시즌엔 정규리그 순위를 3위로 끌어올리며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거머쥐었다.

올 시즌엔 부진의 연속이었다.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 속에 승점 관리에 어려움을 겪었고, 연패의 늪에 빠지며 하위권으로 추락했다. 시즌 도중 김성재 수석코치가 팀을 떠나는 등 내홍도 있었다. 외국인 선수 영입, 기성용 컴백 등 선수단 전력 보강 이슈와 관련해 코칭스태프와 프런트가 시각 차를 드러내며 갈등했다.

서울은 K리그1 12팀 중 11위다. 2부리그 강등을 걱정해야 할 처지다. 올 시즌 3승을 거두는 동안 1무9패를 추가하며 승점 10점에 발이 묶였다. 최하위 인천(5점)과 격차는 5점. 최근 인천이 과감한 전력 보강을 통해 상승세를 타는 모양새라 서울 관계자들의 속이 타들어간다.

FA컵이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무대에 진출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였지만, 8강에서 주저앉으며 이마저도 가능성이 사라졌다. 최 감독은 포항에 1-5로 대패한 직후 기자회견에서 “어떠한 핑계도 대고 싶지 않다. 모든 것이 내 부족함에서 나왔다. 팬들과 선수들에게 미안한 마음 뿐”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서울은 정규 라운드 22경기 중 절반을 조금 넘긴 13경기를 치른 상태다. 남은 9경기에서 반전의 계기를 마련한다면 순위를 끌어올릴 수 있다. A그룹(1~6위) 진입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지만, 강등권 탈출의 문은 여전히 열려 있다. 최 감독의 중도 사퇴는 나락으로 떨어진 팀에 재도약 기회를 주기 위한 마지막 배려이기도 하다.

서울 구단은 일단 김호영 수석코치를 임시 사령탑으로 선임해 급한 불을 끈다는 계획이다. 당장 다음달 1일에 성남FC와 경기를 앞둔 만큼, 후임 사령탑을 선출할 시간적 여유가 충분치 않다. 만약 김 수석이 최 감독과 함께 물러날 경우, 마땅한 선장 없이 성남전을 치르는 최악의 상황을 맞이할 수 있다.

서울 관계자는 “최 감독도 프런트도 팀이 파국으로 향하는 시나리오는 원치 않는다. 시즌 도중 지휘봉을 내려놓은 최 감독의 결단이 헛되지 않도록 구단이 적극적으로 정상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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