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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영 "감사원장 190분간 당하는데 통합당 뭐하냐는 지적 많다"

중앙일보

입력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대상대책위원장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대상대책위원장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의 부동산법·공수처법 법안 강행 처리에 원내ㆍ외 병행투쟁을 천명했던 미래통합당이 30일 당분간 원내투쟁에 집중하기로 했다. 이날 오전 열린 통합당 의원총회에서 내린 결론이다.

이는 하루 전 대응책과는 다소 결이 다르다. 통합당은 전날(29일) 의총 직후 “원ㆍ내외 투쟁을 병행하되 구체적 장외투쟁 방법은 고민하겠다”(주호영 원내대표)고 했다. 민주당이 28일부터 20건 가까운 법안을 일방처리한 데 대한 대응 차원이었다. 이날 의총에서는 장외투쟁의 구체적인 방법을 논의할 거란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이날 의총에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다수결로 모든 게 결정되는 상황에 속수무책이라 생각한다”면서도 “그렇다고 의원으로서의 직무를 포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 의원은 상임위나 본회의장에서 가급적 많은 발언을 해서 국회에서 벌어지는 실상을 국민이 알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달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그러면서 “지금 우리가 밖에 나가서 외친다고 일이 해결되는 게 아니다. 일이 성숙되는 상황을 기다릴 수밖에 없어서 어렵다는 건 알지만, 어느 시간에 도달할 때까지 참고 노력하고 기다리자”고 당부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비대위 회의를 마친 뒤에도 기자들과 만나 “국회의원들이 밖으로 튀어나가 장외투쟁을 한다는 것 자체가 최종적 수단이다. 아직 그럴 단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주호영 원내대표 등 의원들이 30일 국회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청와대 하명처리 국회가 거수기냐, 의회독재 국회파행 민주당은 각성하라" 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오종택 기자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주호영 원내대표 등 의원들이 30일 국회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청와대 하명처리 국회가 거수기냐, 의회독재 국회파행 민주당은 각성하라" 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주호영 원내대표 역시 “장외투쟁 가능성을 닫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직접 국민에 호소하는 방향은 심사숙고해서 결정하고, 국회에서 불법ㆍ폭정을 따지고 대안을 제시하는 게 가장 좋을 거란 의견이 있다”고 말했다.

전날 상임위 보이콧과 관련해선 “어제(29일) 감사원장이 법사위에서 190분 가까이 혼자 민주당 의원들에 당했는데, 밖에서는 왜 통합당 의원들이 같이 싸워주지 못했냐는 의견이 많다. 기회 있을 때는 놓치지 말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자”고 당부했다.

뒤이어 열린 비공개 의총에서도 장외투쟁 보류 쪽으로 의견이 모였다고 한다. 의총에 참석한 한 통합당 의원은 “장외투쟁의 구체적인 방법보다는 ‘시기나 상황이 장외투쟁을 위해 무르익지 않았다. 지금은 때가 아니다’라는 의견이 많았다”며 “가능성을 닫진 않되 당장 나서는 건 보류하자는 쪽으로 뜻이 모였다”고 전했다.

통합당의 한 재선 의원은 “20대 국회에서 장외투쟁이 총선 참패로 이어졌다는 진단 때문에 21대 국회에선 처음부터 원내투쟁 전략을 천명했던 거다. 장외투쟁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오늘 결론도 기존에 비하면 상당히 강경해진 것”이라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의총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임대차 보호법 등은 절차에 문제가 많아 본회의에서 반대토론까지만 하고 표결은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또 “필리버스터나 의사일정 보이콧을 할 가능성이 있냐”는 기자들 질문에 “상황을 봐 가면서 추후 천천히 결정하겠다”고 답했다.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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