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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사태 묻자 "운용사 수준 낮다" 책임 돌린 금감원장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29일 국회 정무위원회체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29일 국회 정무위원회체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사모펀드 운용사의 수준이 낮다"고 말했다. 최근 사모펀드 시장에서 대해선 "양적으로만 컸지 질적으로 성숙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26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사모펀드는 사기꾼이나 하는 짓이라고 생각하냐"는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그렇지는 않은데 현재 시장에 들어와 있는 운용사들의 수준이 낮은 것은 분명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 의원은 "이달 초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 인터뷰에 따르면 윤석열 검찰총장이 박 전 장관에게 사모펀드는 사기꾼들이나 하는 짓인데 어떻게 민정수석이 그런 걸 할 수 있느냐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며 이같이 질문했다.

윤 원장은 이어진 답변에서도 자산운용사의 수준미달을 언급했다. 윤 원장은 윤창현 미래통합당 의원의 옵티머스 펀드 관련 질의에 답하는 과정에서 "운용사들의 수준은 보시다시피 이런 수준이고 일반 투자자들이 상당히 많이 들어와있어서 시장이 양적으로만 컸지 질적으로 성숙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윤 원장은 그러면서 "저희들이 움직이는 데 한계가 있다는 걸 좀 이해해주시면 고맙겠다"며 "금감원이 역량이 부족하고 일을 잘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최근에 많이 받고 있는데, 변명하자면 저희들도 인력이 굉장히 쪼이는 상황이고 저희들이 갖고 할 수 있는 수단이 별로 확실한 게 없다" 주장했다. 라임·옵티머스 등 잇단 사모펀드 사고에 대해 불거진 감독당국 책임론을 자산운용사의 수준과 시장의 미성숙도 탓으로 돌린 것이다.

이는 이날 오전 윤 원장의 업무보고 당시 발언과 배치된다. 윤 원장은 이날 업무보고 때 사모펀드 사태에 대해 "관련 감독‧검사를 담당하고 있는 금감원장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향후 감독‧검사를 강화하고 금융위원회와 함께 제도 개선도 추진하는 등 재발 방지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용환 기자 jeong.yonghwa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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