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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소녀상 앞 무릎꿇은 ‘아베 사죄상’…스가 “한·일 관계에 결정적 영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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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일본 언론이 보도해 문제삼은 강원도 평창 한국자생식물원의 ‘영원한 속죄’ 조형물. [연합뉴스]

일본 언론이 보도해 문제삼은 강원도 평창 한국자생식물원의 ‘영원한 속죄’ 조형물. [연합뉴스]

‘아베 사죄상’이 한·일 관계에 또 다른 악재로 부상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은 28일 오전 정례 브리핑에서 ‘아베 사죄상’으로 불리는 조형물이 한국에 설치된다는 소식과 관련해 “사실이라면 일·한 관계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다”며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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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사실인지 아닌지 확인은 하지 않았다”면서도 “국제 의례상 허용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위안부 문제에 대해선)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인 해결을 확인했다는 (2015년 12월) 일·한 합의의 착실한 실시를 계속 강하게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스가 장관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도 “표현의 자유는 분명히 있지만, 그렇다 해도 만약 이런 상이 설치된 게 사실이라면 국제 의례상 허용되지 않는다는 게 정부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교도통신은 전날 강원도 평창 한국자생식물원에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로 추정되는 인물이 의자에 앉은 위안부 소녀에게 무릎을 꿇고 사죄하는 모습을 형상화한 조형물이 설치됐다고 전했다. 조형물의 제목은 ‘영원한 속죄’다.

당초 한국자생식물원 측은 다음 달 10일 제막식을 열고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었지만, 논란이 일자 행사를 취소하기로 했다.

앞서 일본 정부는 강제징용 판결에 따른 일본 기업 압류 자산의 현금화 조치가 실행될 경우, 강력한 대항 조치를 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러면서도 일본 국내 경기 침체와 재계 요구를 반영해 한국과 출입국 완화 협상을 시작한다는 계획도 최근 밝혔다.

외교부는 28일 “정부와 무관한 민간 차원의 행사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은 자제하고자 한다”며 “다만 정부로서는 외국 지도급 인사들에 대한 국제 예양(禮讓) 측면을 함께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김상진·이유정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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