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국내 기업 84% "일본 수출규제 피해 없었다"

중앙일보

입력

분기별 대 일본 수입 비중. 일본의 수출규제 이후 대 일본 소재부품 수입은 반짝 상승했다. 하지만 전체 수입 중 대 일본 수입 비중은 감소했다. 대한상의

분기별 대 일본 수입 비중. 일본의 수출규제 이후 대 일본 소재부품 수입은 반짝 상승했다. 하지만 전체 수입 중 대 일본 수입 비중은 감소했다. 대한상의

일본과의 무역분쟁 이후 대일(對日) 수입의존도가 낮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대한상공회의소가 26일 발표한 일본 수출규제 1년 산업계 영향과 정책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수입 중 대일 수입 비중은 수출규제 전보다 감소해 지난해 4분기 9.0%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소재부품의 수입 비중은 일본 수출규제 시행 전보다 반짝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수입 중 대일 수입 비중은 9.8%(2019년 1분기)→9.5%(2분기)→9.5%(3분기)→9.0%(4분기) 하향곡선을 그렸다. 다만 대일 수입 비중은 1990년 이후 매년 하락하고 있어 양국 무역분쟁에 따른 수입 감소에 대한 영향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반면 같은 기간 소재부품의 대일 수입 비중은 일본의 수출규제 시행 이후 소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분기별 소재부품의 대일 수입 비중은 15.7%(2019년 1분기)→15.2%(2분기)→16.3%(3분기)→16.0%(4분기)로 지난해 7월 수출규제 이후 소폭 상승했다. 일본의 수출 규제가 장기전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한 국내 기업이 일본산 소재부품 수입을 늘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지난해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직후 민관 협력을 통해 핵심품목의 국산화, 수입 다변화 등 공급 안정화 노력을 했다”며 “일본도 규제품목으로 삼은 제품 수출허가 절차를 진행하면서 당초 우려와는 달리 소재부품 공급에 큰 차질을 겪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일본의 수출규제로 피해를 호소한 기업은 많지 않았다. 대한상의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지난달 일본과 거래하는 기업 302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 기업의 84%가 일본 수출규제에도 “피해가 없었다”고 답했다. 수출규제에 따른 피해를 호소한 기업은 전체의 16%에 그쳤다. 구체적인 피해를 살펴보면 거래시간 증가(57%)가 가장 많았다. 이어 거래 규모 축소(32%), 거래단절(9%) 순이었다.

한국 정부의 일본 수출규제 대응 조치에 대해서는 응답 기업의 85%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정부 정책 중 가장 도움이 된 것을 묻자 전체의 42%가 '연구개발 지원'을 꼽았다. 이어 '공급망 안정화(23%)', '규제개선(18%)', '대·중·소 상생협력(13%)', '해외 인수합병‧기술도입 지원(3%)'이 뒤를 이었다.

대한상의는 강제노역 배상판결에 따른 자산 압류 등 한-일 갈등의 불씨가 상존하고 있는 만큼 리스크 요인을 점검하고 대응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강석구 대한상의 산업정책팀장은 “일본의 수출 규제를 계기로 산업 전반의 생태계를 점검하고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정책의 내실을 다져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