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기록적 폭우 지나간 자리… 5명 목숨 잃고 방방곡곡 침수 피해

중앙일보

입력

부산에 23일 오후 8시를 기점으로 호우 경보가 발효된 가운데 시간당 50㎜ 이상의 많은 비가 내리면서 침수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뉴스1

부산에 23일 오후 8시를 기점으로 호우 경보가 발효된 가운데 시간당 50㎜ 이상의 많은 비가 내리면서 침수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뉴스1

지난 23일부터 이어진 비가 사흘째인 25일 잦아들기 시작했다. 이번 폭우는 곳곳에 크고작은 피해를 남겼는데, 행정안전부 잠정 집계 결과(25일 오전 10시 30분 기준) 5명이 사망하고 9명이 부상했다. 이재민은 110명 발생했다.

행정안전부 23~25일 비 피해 잠정 집계결과 발표 #강원 강우량 691.5㎜…해운대 시간당 83㎜ 물폭탄 #이재민 74세대 110명 발생, 77명 여전히 못돌아가”

행안부에 따르면 23일 0시부터 25일 오전 10시까지 강원 고성군 향로봉의 누적 강우량이 691.5㎜를 기록했다. 경북 영덕군은 253.5㎜, 인천시 옹진군 승봉도 221.5㎜, 충남 태안군 220㎜ 등의 강우량을 보였다.

시간당 최대 강우량도 기록적이었다. 부산 해운대의 경우 23일 오후 10시 시간당 강우량 83㎜를 기록했고, 울산시 울주군 온산읍은 23일 오후 11시 시간당 81㎜의 ‘물폭탄’이 떨어졌다. 강원 삼척시도 시간당 67.5㎜ 비가 쏟아졌다.

인명 피해도 속출했다. 부산 동구 초량 제1지하차도에서 갑자기 물이 들어차 3명이 숨졌다. 울산시 울주군 서생면에선 다리를 건너던 차량 2대가 급류에 휘말려 1명이 목숨을 잃었다. 경기 김포 감정동 나진포천에서도 30대가 물에 빠져 숨진 채 발견됐다.

23일 쏟아진 폭우로 침수된 부산 동구 초량 지하차도에서 119 구조대원이 구조작업을 하고 있다. 부산경찰청

23일 쏟아진 폭우로 침수된 부산 동구 초량 지하차도에서 119 구조대원이 구조작업을 하고 있다. 부산경찰청

부상자는 9명으로 집계됐다. 부산 해운대구 공사현장에서 침수 사고가 일어나 2명이, 경남 합천군 덕곡면에서 화물차가 뒤집어져 2명이 다쳤다. 강원 평창군 야영장에서도 나무가 텐트를 덮치면서 1명이 다치는 사고가 일어났다.

이재민은 74세대 110명이 나왔다. 부산에서 47세대 68명으로 이재민이 가장 많이 발생했고, 강원 25세대 40명, 충북 1세대 1명, 전남 1세대 1명으로 뒤를 이었다. 이 중 21세대 33명은 집으로 돌아갔으나 53세대 77명은 여전히 귀가하지 못했다.

전국 도로 16곳도 유실 피해를 입었다. 45곳은 일시적으로 침수됐고, 부산도시철도 1호선 부산역도 한때 물에 잠겼다. 갑작스러운 폭우로 물에 잠긴 주택도 전국에서 349곳인 것으로 집계됐다. 축대나 옹벽이 무너진 사고는 3곳, 토사가 유출된 사고는 7곳 있었다. 무너진 담장에 차량이 파손되거나 차량이 침수되는 일도 잇따랐다. 경기 지역 1001세대에서 정전 사고가 발생하고, 충남과 경북 등 농경지 230여㏊가 물에 잠기기도 했다. 정전이나 농경지 침수는 현재 복구됐다.

경북 영덕지역에 2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진 24일 오후 한전 직원들이 강구면 오포리 인근 도로에 쓰러진 전신주를 복구하고 있다. 뉴스1

경북 영덕지역에 2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진 24일 오후 한전 직원들이 강구면 오포리 인근 도로에 쓰러진 전신주를 복구하고 있다. 뉴스1

지자체와 관계당국은 호우특보가 내린 23~25일 사흘간 비상근무체제에 돌입했다. 전국 지자체 공무원 2만1657명이 비상근무를 했고, 응급복구작업에도 2490명이 투입됐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을 맡은 진영 행안부 장관은 “집중호우와 강풍으로 피해가 발생한 지역은 신속히 복구해 국민 불편을 최소화할 것”이라며 “내일(26일)까지 많은 비가 우려되는 동해안 지역의 지자체는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할 것”을 당부했다.

 대구=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