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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박원순 피해자, 서울시서 외면하자 지원 센터 찾아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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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련 변호사. 연합뉴스

김재련 변호사. 연합뉴스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고소한 여성이 서울시 안에서 피해를 호소하다 벽에 부닥치자 외부의 성범죄 피해자 지원센터를 찾아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자는 이 단체를 통해 김재련 변호사(법무법인 온·세상)를 소개받았고, 김 변호사가 지난 13일 기자회견을 통해 피해 사실을 폭로하면서 박 전 시장의 성추행 혐의가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21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피해자는 서울시가 자신의 피해 사실을 방조하자 성범죄 피해자를 지원하는 외부 단체를 찾아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센터는 법률자문위원이던 김 변호사를 피해자에 연결해줬고, 김 변호사는 피해자를 지난 5월 12일 처음 만나 상담을 진행했다는 것이다. 이 단체는 여성가족부의 지원을 받아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심리 상담과 법률 지원 등을 하고 있다.

서울시에서 무시하자 외부에 도움 요청  

황인식 서울시 대변인이 15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직원 인권침해 진상규명에 대한 서울시 입장'을 발표하기 전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황인식 서울시 대변인이 15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직원 인권침해 진상규명에 대한 서울시 입장'을 발표하기 전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피해자가 도움을 요청하려 단체를 찾았을 당시 김 변호사는 이 곳에서 자문위원을 맡아 피해자 법률지원을 담당했다. 이 단체의 또다른 법률자문 변호사는 “피해자가 고소 등을 대리할 변호사를 찾는 구조가 아니고 피해 내용에 따라 그 분야 전문 변호사를 단체가 연결해준다”며 “김 변호사가 오래전부터 성폭력 피해자를 대리한 경험이 많다 보니 이번에도 연결된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한국성폭력위기센터. 정진호 기자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한국성폭력위기센터. 정진호 기자

지원단체서 피해자에 변호사 연결시켜 줘  

이 지원단체는 성폭력 피해자의 법률 지원을 하면서 별도의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피해자의 법률 자문을 맞는 변호사한테는 고소 단계부터 1심 판결이 날 때까지 120만원이 지급된다. 한국여성변호사회(여변) 관계자는 “변호사로서는 사실상 무료 변론이자 공익 활동"이라며 “변호사가 받는 지원금도 피해자가 아닌 여성가족부에서 나온다"고 설명했다.

'피해자 순수성' 의심은 2차 가해 

이와 관련 여변 관계자는 "피해자가 정치적 의도를 갖고 김 변호사를 찾아갔다는 일부 주장은 근거가 없다"며 "또 피해자가 김 변호사한테 법률 지원을 받는 걸 두고 '피해자 순수성' 운운하는 것도 2차 가해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여변은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와 허위사실로 인한 명예훼손 등에 법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법률지원단을 조만간 구성할 방침이다.

정진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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