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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 “수심위에 직접 나오고 싶다”…수사팀엔 부인과 교환한 서신 제출

중앙일보

입력

이모 전 채널A 기자가 지난17일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을 나서고 있다. 오른쪽은 2016년 9월 이철 전 VIK 대표가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뉴시스]

이모 전 채널A 기자가 지난17일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을 나서고 있다. 오른쪽은 2016년 9월 이철 전 VIK 대표가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뉴시스]

현직 검사장과 관계를 이용해 신라젠의 정치권 연루설을 취재하다 벌어진 채널A 전 기자의 강요미수 의혹 사건 관련해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가 오는 24일 열리는 검찰수사심의위원회(수심위)에 직접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20일 이철 전 VIK 대표 측에 따르면 이 전 대표는 대검에 “24일 수심위에 이모 전 채널A 기자가 나온다면 나도 직접 참석해 강요미수 의혹에 대해 진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신라젠 최대 주주였던 이 전 대표는 불법으로 투자금을 모은 혐의로 징역 12년이 확정된 상태다. 다만 대검은 구치소에 있는 피의자가 법원이나 검찰 조사실이 아닌 대검 회의실에 와야 하는 문제로 호송 절차를 들며 난색을 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표 측은 “가족까지 위협을 받았다는 과정을 수심위에서도 직접 호소하고 싶다”며 “영장실질심사가 있던 지난 17일에도 수사팀에 부인과 구치소에서 교환한 서신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 측에 따르면 채널A가 지난 5월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신라젠 사건 정관계 로비 의혹 취재 과정에 대한 진상보고서’에도 이 전 기자가 이 전 대표 측 가족을 접촉하려 시도했다는 점이 나타났다.

진상보고서에 따르면 이 전 기자는 지난 2월 6일 VIK 등기부등본을 뗀 뒤 경기도 양주의 아파트를 찾았다. 이 전 기자는 이날 팀 카카오톡 대화방에 “이철은 유시민 등 여권 인사와 친분이 깊어 목표는 ‘징역 12년은 재기 불능, 당신은 정권의 희생양’이라는 식으로 일가족을 설득해 유시민 등 정치인들에게 뿌린 돈과 장부를 받는 것”이라고 썼다.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채널A 본사[중앙포토]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채널A 본사[중앙포토]

24일 열릴 수심위, 표결 결과 당일날 나와 

같은 팀 기자는 지난 2월 10일 한 차례 더 경기도 양주 아파트를 찾아 이 전 대표의 며느리로 추정되는 인물의 이름과 전화번호를 확보해 연락했지만, 무관한 사람이라는 점을 확인했다. 채널A 진상조사위도 보고서를 통해 “이 기자는 취재 과정에서 취재 윤리를 위반했다”며 “이철을 설득하는 과정에서 ‘가족 수사’ 등을 언급했다”고 적었다.

한편 24일 오후 2~6시에 열리는 서울 서초구 대검 회의장에서 심의위는 표결 결과가 바로 나올 예정이다. 이날 15명으로 구성될 심의위 위원들은 ①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정진웅) 수사팀 ②이철 전 대표 측 변호사 ③이 전 기자 측 변호사 ④한동훈 검사장 측 변호사 의견을 순서대로 듣는다. 각각 25분 의견을 들은 뒤 15분 질의 응답할 시간을 갖는다. 이후 위원들은 ①이 전 기자와 한 검사장에 대한 수사를 계속할지 ②이 전 기자와 한 검사장에 대한 공소제기를 할 지 표결에 들어간다.

지난달 26일 열린 이재용 전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심의위에서는 위원들이 10대 3으로 수사중단과 불기소로 각각 의결했다. 위원장을 제외한 위원 15명이 투표를 하지만 당시에는 양창수 위원장이 삼성과의 관계 때문에 회피했고, 위원 1명이 개인적 사유 때문에 회의에 불참해 13명만 투표했다.

대검은 법조계·학계·언론계·시민단체·문화예술계 등 각계 전문가 150∼250명 중 추첨을 통해 분야별로 3∼4명씩 15명의 현안위원을 선정한다. 현안위는 만장일치 결론을 목표로 하지만, 의견이 일치하지 않으면 출석위원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한다. 다만 찬반 동수가 될 경우 기소 여부에 대한 판단을 내리지 않는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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