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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명 확진뒤 9000명 음성…수원중앙교회의 준비된 기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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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입을 철저하게 관리하는 모습. [수원 중앙교회 제공]

출입을 철저하게 관리하는 모습. [수원 중앙교회 제공]

수원 중앙교회에서 지난달 27~28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코로나19) 확진자가 3명 나왔다. 성도가 9000명이나 되는 대형교회라 중앙방역대책본부도 긴장했다. 그런데 그 이후 추가 감염자가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다. 방역 당국은 이 교회를 모범 사례로 꼽고 있다. 어떻게 코로나19와의 '성전'에서 승리했을까.

교회가 확진자 발생을 인지한 시점은 지난달 27일 오후 8시이다. 모녀지간인 2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교회는 확진 판정을 받기 10시간 전인 27일 오전 10부터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 집에 확진자가 한 명 더 있었기 때문에 감염을 예상한 것이다. 교회는 즉시 교인은 물론 지역사회에 그 사실을 알렸다.

지난 2월 29일부터 운영 중인 열 감지 카메라. [수원 중앙교회 제공]

지난 2월 29일부터 운영 중인 열 감지 카메라. [수원 중앙교회 제공]

방역 당국 역학 조사팀은 확진자가 발생한 지 두 시간이 지난 후인 27일 오후 10시 교회를 방문했다. 신천지 교회를 통한 집단 감염을 경험했던 터라 역학 조사팀을 급파했다. 6월 28일과 7월 2일 등 두 차례 더 역학조사가 이뤄졌다.

그러나 방역 당국의 걱정은 기우였다. 방역 당국으로부터 "철저한 방역 수칙 준수로 교인에 대한 전수 조사는 필요 없고, 감염 가능성도 희박하다"는 판정을 받았다. 지난달 29일 수원시는 "교회 내 집단 감염은 없으며, 교회 예배가 아닌 밖에서 기인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중앙교회가 얼마나 철저하게 준비했는지 알려면 지난 2월 초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신천지 집단 감염이 터지기 전이라 전반적으로 지금보다 방역에 대한 의식이 떨어지던 시기였다.

5월 22일부터 바코드로 출입을 관리하고 있다. [수원 중앙교회 제공]

5월 22일부터 바코드로 출입을 관리하고 있다. [수원 중앙교회 제공]

하지만 중앙교회는 지난 2월 1일부터 경기도 교회 최초로 출입을 통제하는 선별 데스크를 운영했다. 주 3회 자체 방역도 개시했다. 2월 23일부터는 온라인 예배를 도입했고 소모임을 중지했다. 교회 북카페도 문을 닫았다. 식당 운영을 중지했으며, 정문을 제외한 출입문을 폐쇄했다. 2월 29일부터는 온도 감지기를 설치해 운영 중이며, 5월 22일부터는 바코드를 통해 성도의 출입을 일일이 확인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5월 10일부터 온라인 예배와 병행하며 오프라인 예배를 재개했지만, 성가대는 운영하지 않았다. 예배 때는 마스크를 썼고, 교인들은 지그재그로 띄엄띄엄 앉아서 예배를 드렸다.

이 같은 시스템으로 운영됐기 때문에 확진자가 발생하자마자, 그가 언제 교회에 출입했고, 그때 함께 예배를 드린 사람이 누구인지 확인해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었다.

정부가 방역 지침을 내리기 전부터 교회가 자체적으로 더욱 엄격하고 철저하게 방역 지침을 세우고 실천한 것이다. 이치주 수원 중앙교회 목사는 "담임 목사(고명진)가 늘 교회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해 코로나19의 감염을 막는 것에도 온 교회가 적극적으로 임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정부는 지난 10일부터 교회에서 정규 예배 이외의 소모임과 단체 식사를 금지했다. 일부 교회는 이에 반발하고 있다. 수원 중앙교회가 지난 2월부터 실천해오는 일이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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