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시간외 13% 추락...월가예상보다 적은 신규 가입자 전망이 화근

중앙일보

입력

넷플릭스 공동 CEO인 테드 새런도스

넷플릭스 공동 CEO인 테드 새런도스

'어닝쇼크→시간외 주가 급락→경영진 보강'.
미국 넷플릭스의 16일(현지시간) 하루 스토리다. 월가의 예상치에 미치지 못한 순이익을 발표한 직후 시간외 거래에서 주가가 급락했다. 급기야 넷플릭스는 '공동 최고경영자(CEO) 체제'를 발표했다.

올 2분시 주당순이익 1.59달러...월가 예상치는 1.81달러 #3분기 새 가입자 250만 명 증가 예상,,,월가 기대는 527만 명

넷플릭스는 이날 뉴욕 증시가 마감된 직후 올해 2분기 주당 순이익이 1.59달러였다고 공시했다. 월가의 예상치는 1.81달러였다. 다만 매출액은 예상치를 넘었다. 2분기에 넷플릭스 매출은 61억5000만 달러(약 7조3800억원)였다. 예상치는 60억800만 달러였다.

넷플릭스 16일(현지시간) 주가 흐름. 회색 선이 시간외 주가

넷플릭스 16일(현지시간) 주가 흐름. 회색 선이 시간외 주가

뜻밖의 어닝쇼크였다. 넷플릭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의 수혜 기업 가운데 하나로 꼽혔다. 집 밖을 나가기 어려워져 넷플릭스 가입과 시청이 급증할 수 있어서다. 실제 올해 1분기 새 가입자가 1500만 명 이상 늘었다.

올해 2분기 새 가입자 수도 월가의 예상치를 뛰어넘었다. 1010만 명이 새로 가입했다. 월가의 예상치는 827만 명 수준이었다. 그런데 회사가 내놓은 올해 3분기 새 가입자 전망치가 화근이었다. 경영진은 250만 명 정도 늘어날 수 있다고 했다.  월가의 기대치는 527만 명이다.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 바람에 시간외 거래에서 주가가 정규 거래 종가보다 약 13% 미끄러졌다. 코로나19 시대 새 가입자가 급증할 것이란 예상 때문에 넷플릭스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60% 올랐다.

넷플릭스 분기별 새 가입자(명). 2020년 3분기(흰색)는 회사의 예상치.

넷플릭스 분기별 새 가입자(명). 2020년 3분기(흰색)는 회사의 예상치.

넷플릭스 리드 해스팅스 최고경영자(CEO) 화상 연설에서 "소비자들이 코로나19의 초기 충격에서 벗어나면서 신규 가입자 증가율이 낮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넷플릭스는 현재 최고콘텐트책임자(CCO)인 테드 새런도스를 CEO로 승진시켰다. 새런도스는 기존 CEO인 해스팅스와 나란히 회사 경영을 책임진다.

한편, 넷플릭스의 현금흐름은 두 분기 연속 개선됐다. 올 2분기에 영업부문에서 순현금흐름이 10억 달러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엔 마이너스 5억4400만 달러였다. '넷플릭스가 고유 콘텐트 제작을 위해 현금을 태우는 경영을 하고 있다'는 지적에서 좀 자유로워질 전망이다.

강남규 기자 dismal@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