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공포 유럽대륙으로 확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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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구제역(口蹄疫) 이 전국으로 확산돼 발병건수가 계속 늘고 있는 가운데 북아일랜드와 독일 프랑스 등 이웃 나라들이 1일 영국에서 수입된 가축을 대량으로 도살하는 등 영국 구제역 확산을 막기 위한 대책을서두르고 있다.

영국에서는 1일 스코틀랜드에서 처음으로 2건의 구제역 발병이 확인되고 북아일랜드에서도 추가로 1건, 북서부 컴브리아에서 1건의 구제역 발병이 확인됐으며 다른몇 곳에서도 구제역 발병이 추가로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스코틀랜드 구제역 발병 지역은 로커비와 캐논비 등 남서부 지역이며 구제역 발병이 추가로 확인되면 영국 내 구제역 발생 건수는 모두 34건으로 늘어난다.

북아일랜드 정부는 하루 전날인 지난달 28일 남부 아르마 농장에서 사육중인 양가운데서 구제역으로 의심되는 사례가 발견됐다고 밝힌 바 있다.

독일은 검사 결과 일부 양들이 구제역 항체를 갖고 있는 것으로 것으로 드러나아직 구제역에 걸리지는 않았지만 양들이 이미 구제역에 노출됐음이 확인됐다.

영국 구제역이 바다를 건너 다른 나라로 확산됐을 가능성이 커지자 아일랜드,프랑스, 독일은 물론 벨기에, 포르투갈, 스페인 등 유럽 국가들은 일제히 추가 구제역 방역조치에 나섰다.

유럽연합(EU) 은 지난달 27일 가축위원회 결정으로 오는 9일까지 영국으로부터의가축 및 가축 제품 수입을 전면 금지한 바 있다.

영국은 지난주 약 2만5천마리의 가축을 도살했거나 도살하기로 결정했으며 최소한 100여 농장을 격리시켰고 16일까지 국내 모든 가축 이동을 금지하는 조치를 취했다.

버티 아헌 아일랜드 총리는 1일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와 회담을 갖고 구제역이아일랜드로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를 논의했으며 "아직 구제역 발병이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60억 마리 규모의 아일랜드 축산업이 심각하게 우려된다"고 말했다.

브리드 로저스 북아일랜드 농업장관은 28일 "구제역이 바다를 건너 북아 일랜드로 확산된 것으로 확신한다"며 "동물을 도살장으로 보내는 것 외에는 북아일랜드 내모든 가축의 이동을 금지하고 동물경매도 일시 중지한다"고 밝혔다.

독일도 아직 구제역 발병이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예방차원에서 가축 1천200마리를 도살하고 2개 지역에 대해 대대적인 소독을 실시했다.

독일은 지금까지 구제역에 감염된 영국 농장에서 수입된 양 1천850마리를 도살한데 이어 2월중 영국에서 수입된 양과 염소 및 사슴들을 수입지가 구제역에 감염된지역인지 여부를 불문하고 모두 도살하기로 결정, 방역 조치를 강화하기로 했다.

프랑스는 영국산 양 3만마리를 추가 도살키로 했으며 영국과 가까운 북부의 셰르부르와 생 말로 및 퀴스트랭 항구 등지 에서는 영국에서 오는 모든 차량과 사람들에 대해 소독을 실시키로 했다.

프랑스는 오는 5일 시작될 회교 축제를 앞두고 영국으로부터 양을 대량 수입한터여서 이들 양을 통해 구제역이 전염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벨기에도 1일부터 양, 염소 등 가축 2천마리를 도살키로 했으며 포르투갈 역시영국을 다녀온 모든 여행자에 대해 입국시 특수 메트를 이용해 신발을 소독토록 지시했다.

그동안 별다른 구제역 방지조치를 취하지 않았던 스페인도 소, 양, 돼지, 말 등가축을 한군데 집결시키는 것을 금지했으며 특히 염소와 양에 대해서는 모든 이동을 금지했다. (브뤼셀=연합뉴스) 현경숙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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