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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혼의 아이콘 송창식, 17년 한화 유니폼 벗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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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송창식

송창식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투수 송창식(35·사진)이 그라운드를 떠난다.

지병 이기고 어떤 임무든 최선

한화는 15일 송창식이 17년간의 현역 생활을 마치고 은퇴한다고 발표했다. 2004년 입단한 송창식은 지난해까지 13시즌 동안 한화 유니폼만 입었다. 프로 통산 431경기에서 707과 3분의 1이닝을 던졌고, 43승41패 51홀드 22세이브, 평균자책점 5.31을 기록했다.

우여곡절 많은 야구 인생이었다. 데뷔하자마자 1군에 자리를 잡았다. 5년 차인 2008년 뜻밖의 장애물을 만났다. 손가락 끝 감각이 갑자기 사라지는 증상으로 애를 먹었는데, 버거씨병(말초 동맥과 정맥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 판정을 받았다. 은퇴 선언 후 모교인 세광고로 돌아가 2년간 코치 생활을 했다.

다시 공을 던지겠다는 의지는 놓지 않았다. 이를 악물고 개인 훈련과 재활을 병행했다. 끝내 병을 이겨내고 2010년 그라운드에 복귀했다. 한화 구단과 팬 모두 두 팔 벌려 환영했다.

복귀 이후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전천후로 활약했다. 팀이 필요하다면 어떤 임무든 마다치 않았다. 특히 김성근 감독 시절인 2015~17년 3년간 총 193경기에서 185와 3분의 2이닝을 소화했고, 21승18패 34홀드를 기록했다. 한화의 암흑기에 ‘투혼의 아이콘’으로 팬들 뇌리에 새겨졌다.

결국 세월에 발목을 잡혔다. 지난해 1군에서는 단 한 경기만 뛰었다. 시즌 종료 후 교육리그와 마무리캠프에 참가해 재기를 노렸다. 올해 스프링캠프도 동행했다. 기량이 좀처럼 돌아오지 않았다. 스스로 “후배들에게 자리를 양보할 때가 된 것 같다”며 이별을 결심했다.

송창식은 “프로 선수라면 누구나 은퇴를 겪기 마련이다. 다만 팬 여러분께 마지막까지 마운드에서 공을 던지는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하고 떠나는 게 가장 아쉽다”고 토로했다. 은퇴 후 계획에 관해서는 “가족과 오래 떨어져 생활했다. 가족과 좋은 시간을 보내면서 제2의 인생을 고민하겠다”고 전했다.

다행히 팬과 마지막 인사는 나눌 수 있다. 한화는 팀 기여도를 고려해 은퇴식을 열기로 했다. 한화 관계자는 “관중 입장이 시작되면 작별인사 자리를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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