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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CSIS "韓 미사일 방어 역량 비협조적···北위협 협력 기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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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싱크탱크가 정부에 한국과의 미사일 방어 통합에 더 노력해야 한다는 정책 제언을 했다. 중국을 의식한 한국이 그간은 소극적이었지만 북한 미사일의 위협이 커지는 상황이라 이전보다 협력 가능성이 커졌다는 판단에서다.

경북 성주의 주한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ㆍ사드) 체계 기지. 발사대가 하늘을 향하고 있다. [중앙포토]

경북 성주의 주한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ㆍ사드) 체계 기지. 발사대가 하늘을 향하고 있다. [중앙포토]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브라이언 그린 연구원은 6일(현지시간) ‘미사일 격퇴를 위한 공격과 방어 통합: 어려움의 범위’라는 보고서를 공개했다. 이 보고서는 미 국방부가 지난해 발표한 ‘2019 미사일 방어 보고서(MDR)’에서 제시한 미사일 공격과 방어 역량을 통합하는 데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짚었다.

보고서는 중국ㆍ러시아ㆍ북한ㆍ이란이 미사일 기술을 고도로 발전시키고 있기 때문에 미사일 공격과 방어를 구분하는 의미가 없어졌다고 분석했다. 적 미사일이 발사되면 도중에 요격하는 것은 물론 발사 이전, 최소한 두 번째 미사일이 나가기 전에 적 미사일 시설을 파괴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런데도 미군은 여전히 공격과 방어를 통합하기 위해 지휘 구조를 바꾸고 기술을 확보하려는 노력이 부족한 상태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동맹국과의 공조 역시 잘 안 되고 있다는 판단도 곁들였다. 그러면서 한국과 일본을 대표적 사례로 들었다.

보고서는 일본의 전수방위(공격을 받은 경우에만 방어 차원에서 반격) 원칙을 거론했다. 일본 자위대는 헌법에 따라 공격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미군의 미사일 공수 통합에 불편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의 경우 미국과 미사일 방어 역량 개발에 협조적이지 않았고, 때때로 주한미군의 미사일 방어 역량 확장을 꺼리는 경향을 보여왔다고 보고서는 주장했다. 한국이 중국을 의식해 미국의 미사일방어(MD)망에 연동하는 것을 거부하고,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ㆍ사드) 체계의 정식배치를 미루는 있다는 것을 지적한 것이다.

하지만, 최근 북한의 핵ㆍ미사일 위협이 커지면서 한국은 미사일 방어 역량을 ‘대량 응징보복’과 ‘참수 작전’ 등 원점 타격 역량과 적극적으로 통합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미국과 협력하는 데 더 열린 자세라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한국을 포함한 동맹국에 미사일 공수 역량 통합이 적의 공격을 억제ㆍ격퇴하는 데 더 효과적이며, 분쟁 수위를 높이거나 확대하는 건 아니란 점을 설득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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