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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인구 첫 감소…균형발전 선봉장 한계 왔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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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면

행정수도 세종시 인구가 출범한 지 8년 만에 처음으로 줄었다. 수도권 인구 분산과 국토균형발전을 위해 출범한 세종시의 역할에 한계가 온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6월 인구, 전달보다 32명 줄어 #2012년 7월 세종시 출범후 처음

행정안전부가 지난 1일 발표한 ‘주민등록 인구 통계’에 따르면 6월 말 인구(외국인 제외)는 5월 말보다 32명 줄었다. 월간 기준 세종시 인구가 감소한 것은 2012년 7월 시 출범 이후 처음이다. 5월 말 34만5373명이던 세종시 주민등록인구는 지난달 말에는 34만5341명으로 감소했다. 여자는 17만3104명에서 17만3107명으로 3명 늘었다. 반면 남자는 17만2269명에서 17만2234명으로 35명 줄었다. 5월 세종시의 순 유입 인구(전입자 수-전출자 수)는 시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18명)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1~6월)에는 세종시 사상 가장 적은 4766명(증가율 1.4%)의 인구가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1만3517명(4.3%) 늘었다. 특히 3단계에 걸친 정부청사 이전이 끝난 직후였던 2015년 상반기에는 2만9087명이 증가, 증가율이 18.6%나 됐다. 이처럼 최근 세종시 인구가 거의 늘지 않는 것은 다른 시·도와 마찬가지로 출산율이 갈수록 낮아지는 데다 올해 신도시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행복도시건설청에 따르면 올해 아파트 입주 물량은 지난해(1만1347가구)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5600가구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전국 주민등록인구도 6월 한 달 사이 1963명 줄었다. 17개 시·도 가운데 늘어난 지역은 ▶경기(1만3979명) ▶충남(1261명) ▶충북(883명) ▶강원(643명) ▶제주(523명) 등 5곳뿐이었다.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 세종으로 몰려야 할 인구가 경기로 집중, 수도권 집중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충남대 자치행정학과 육동일 명예교수는 “세종시를 당초 계획대로 키우려면 국회와 대통령 집무실 설치나 수도권과 해외 대학 유치 등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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