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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홀로 추경 반대표’ 던진 강민정, 당원 비난 뭇매에 사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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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 통과에 ‘나 홀로 반대표’를 던졌다가 당원들의 뭇매를 맞은 강민정 열린민주당 의원이 6일 “보다 신중한 태도로 임하겠다”며 고개 숙여 사과했다.

당 대표·원내대표까지 사과 #진중권 “거수기 방금 수리 완료”

강 의원은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에서 “지난 주말 굉장히 무거운 마음으로 보냈다”며 “당원과 지지자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번 사과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저의 투표 행위가 당이나 당원 여러분들에게 어떤 파장과 의미를 갖는 것인지에 대해 충분히 고려하고 행동을 결정했어야 한다”고도 말했다.

국회는 지난 3일 본회의를 열고 재석 의원 187명 중 찬성 180명, 반대 1명, 기권 6명으로 3차 추경안을 통과시켰다. 유일한 반대표가 강 의원의 것이었다.

교사 출신인 강 의원은 “최종 확정된 교육 예산이 코로나 추경이라는 기본 성격에 대단히 미흡했다”며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반대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당원들은 당원게시판에 문재인 대통령 지지 정당인 열린민주당이 3차 추경안에 반대한 건 당 정체성과 맞지 않는다는 취지로 비난글을 쏟아냈다. 사퇴를 촉구하는 당원들도 속출했다. 강 의원이 사퇴할 경우 비례대표 후보 4번인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이 의원직을 승계받는다.

최강욱 대표는 “우리 당 강민정 의원의 반대 및 기권 표결이 많은 당원과 지지자분들께 걱정을 끼친 점에 대하여 다시 한번 유감의 뜻을 표한다”며 “초보 정치인의 한계를 성찰하고 스스로를 다잡는 계기로 삼겠다”고 수습에 나섰다. 김진애 원내대표도 당원게시판 공지와 당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지난 금요일 추경 본회의 의결과정에서 원내대표로서 제 역할에 소홀했음을 당원과 지지자들께 사과드리고자 한다”며 “미리 의총을 통해 의견을 모아야 했으나 당연하게 여겼던 것이 잘못됐다”고 했다.

강 의원의 반대표 사과에 대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거수기’라는 표현으로 비꼬았다. 그는 페이스북에 “이번 추경안 표결 때 거수기 한 대 고장 났었잖아요”라며 “그 기계, 방금 수리가 완료됐다고 연락 왔습니다. 고장 난 기계는 몇 대 두드리면 다시 작동합니다”라고 적었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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