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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기 자녀의 치아관리

중앙일보

입력

우리가 어릴 적에 어른들로부터 자주 들어온 '음식을 꼭꼭 잘 씹어 먹어야 튼튼한 사람이 된다'는 말은 아주 평범하게 들리지만 근거가 확실한 논리임이 입증되고 있습니다. '힘있게 잘 씹게 되면 얼굴 주변의 근육이 잘 발달되고 두뇌의 발육도 활발해져 머리가 좋은 사람으로 성장한다'는 사실 또한 치아가 신체의 성장과 발육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중요한 부분임을 잘 표현해주고 있습니다.

비록 한 두 개의 유치(젖니)라 할지라도 충치나 다른 구강질환으로 인해 제대로 기능을 못하게 되거나 일찍 상실되면, 아이의 씹는 힘이 크게 감소되고 음식을 잘 씹지 않고 넘기는 습관이 생겨 소화나 영양공급에 나쁜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더구나 한쪽으로만 씹는 습관이 오랜 동안 지속된다면 장차 턱관절의 발육이상이나 통증이 유발되거나, 턱뼈와 얼굴이 비뚤게 성장할 가능성이 크게 높아진다는 사실을 부모님께서는 알아 두셔야 하겠습니다.

바로 이것이 성장기 어린이의 치아를 특히 소중히 관리해야 하는 이유이며, 부모님은 자녀들로 하여금 치과에서 각종 구강 병에 대한 예방과 치료 서비스를 적기에 정기적으로 받을 수 있도록 해 주셔야 함을 강조 드립니다.

소중한 자녀의 건강한 구강관리를 위해 도움이 되는 몇 가지 말씀을 문답 형식으로 간추려 보았습니다.

치과에는 얼마나 자주 가야 하나요?

아이들마다 다 똑같은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6개월에 한번은 치과에 데려가도록 하세요. 세심한 치아 위생관리를 잘 할 수 없는 환경에 있는 아이나, 신경을 써서 관리를 해주는데도 충치가 유난히 잘 생기는 아이들은 더 자주(3개월마다 한번) 치과에 데려가야 하겠지요. 치과에 오시면 여러 가지 측면을 고려하여 아이에게 가장 적합한 치과방문 간격을 알려 드립니다.

충치가 없어도 치과에 데려가야 하나요?

그렇습니다. 정기적인 치과방문과 세밀한 검진이야말로 충치가 없는 상태를 계속 유지시킬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아주 초기단계의 충치는 전문가가 아닌 부모님이 육안으로 찾아내기가 어렵습니다. 육안으로 확인 될 정도의 단계가 되면 충치는 이미 상당히 깊게 진행되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충치만이 치과를 찾아야 하는 유일한 이유는 아닙니다. 아이의 전반적인 구강건강 상태를 평가하고 발견되는 문제점에 대한 해결책과 개별적인 향후 관리계획을 즉시 수립하여 알려드립니다. 예를 들어 아이의 식사나 간식 습관을 바꾸는 일이나, 충치에 대한 예방 처치 또는 교정적인 치료 등이 시급히 필요할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문제점이 조기에 발견되면 쉽게 치료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아이에게 큰 도움이 됩니다. 건강할 때 건강을 지켜야 한다는 말처럼 아직 충치가 없는 어린 나이에 소아 전문치과를 찾으셔야 그 상태를 성인 될 때까지 계속 유지할 수 있고 치료받는 고통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는 것이지요.

정기적 치과검진에서는 어떤 일들을 하게되나요?

소아치과 전문의사를 비롯한 숙련된 진료 팀은 치과경험이 별로 없는 아이들이 무서워하지 않도록 아주 부드럽고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구강검사를 하게 됩니다. 검사내용은 충치는 물론 잇몸과 주위의 조직 그리고 턱의 성장에 문제점이 없는지 등이 포함됩니다. 필요하면 x-레이를 촬영하기도 하며, 충치나 잇몸 질환을 유발하게 되는 치태(치아에 쌓인 이물질)나 치석을 깨끗이 없애 줍니다. 보호자의 동의를 얻어 불소도포나 실런트 도포 등의 예방치료도 검사 당일 시행할 수 있습니다. 그밖에 올바르게 치아를 닦는 방법과 치실이 사용법 등을 알려주어 치아와 잇몸을 건강하게 관리하도록 교육하게됩니다.

이처럼 치과 정기검진은 부모님은 물론 아이에게 건강한 치아와 예쁜 미소를 갖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동기를 부여하여 주는 중요한 과정인 것입니다.

갈 때마다 방사선 촬영을 해야 하나요?

아닙니다. 아이의 구강건강 관리를 위해 꼭 필요할 때에만 촬영을 권합니다. 예를 들어, 충치의 진행정도를 정확히 알기 위해서 또는 뼈 속의 염증상태나 이물질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촬영이 꼭 필요하겠지요. 또 교정 진단과 치료를 위해서 촬영하기도 합니다. 촬영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드리고 동의를 구한 다음 촬영하게 됩니다.

집에서 할 수 있는 아이의 구강 관리법이 있나요?

  • 간식을 너무 자주 하지 않도록 주의하십시오. 섭취하는 당분의 총양보다는 치아가 당분과 접촉되는 횟수가 충치 유발에 더 큰 영향을 주게 되니까요.

  • 음식을 먹은 후에는 언제나 헹구어 내는 버릇을 들이세요.

  • 우유 병의 사용을 가능한 빨리 중단하세요. 사용하더라도 꼭지를 문 채로 잠을 재우는 것은 꼭 피하셔야 합니다.

  • 불소치약으로 아침과 자기 전에 잘 닦아주시거나 닦도록 지켜주세요. 아이 자신이 닦고 싶어하는 경우에는 양치질 후에 부모님께서 검사하셔서 부족한 부분은 다시 닦도록 하는 버릇을 들이시면 좋습니다.

  • 치아 사이에 낀 음식물은 자기 전에 치실을 사용하여 청소해 주세요. 아이를 화장실 거울 앞에서 정면을 보게 한 다음, 보호자께서는 뒤에서 아이를 감싸는 자세로 입안을 들여다보시면서 하시면 쉽습니다.

자동차의 원활한 운행을 위해서 정기 점검 및 AS가 필요하듯이 정기적인 치과 방문은 구강질환의 발생여부를 확인하여 조기에 치료하고, 치료한 치아를 계속 관리함으로써 아이의 평생 구강건강을 보장해주는 절대적인 가치를 지니고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치과를 정기적으로 다니다 보면 구강위생이 아주 좋지 않던 아이들의 입안이 몰라보게 깨끗해지는 것을 흔히 보게 됩니다.

치과에 다니면서 자연스럽게 자신의 구강 관리에 대한 동기유발이 된다는 점은 어쩌면 치료 그 자체 외에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수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어렵사리 아이들을 데리고 다니신 부모님들의 노력이 결코 헛되지 않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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