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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소위, 10개 부처 감액심사도 4시간 만에 끝…정의당 “졸속 넘어 무심사 통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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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3차 추경 예산 심사 사흘째인 1일에도 수퍼 여당의 속도전이 계속됐다. 국회 예결위는 이날 오후 더불어민주당 의원 5명만 참가한 가운데 예산안조정소위원회(예산소위) 회의를 열어 추경 예산안 감액심사를 진행했다.

소위 위원 3명이 배정된 미래통합당은 이날도 참여하지 않았다. 단일 정당만 예산소위 심사에 참여하는 것은 국회 소위 회의록이 공개된 2000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국회 예결위 민주당 간사인 박홍근 의원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야당 의원의 문제 제기까지 감안해 심사에 임하겠다”고 했지만 회의는 빠르게 진행됐다. 법무·교육·과기정통·국방·문체·산업·중기·환경·고용·국토부 등 10개 부처 추경안의 감액심사는 4시간10분 만에 마무리됐다. 부처당 평균 25분이 걸린 셈이다. 조금 더 숙고하자는 의미의 ‘보류’ 결정은 8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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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당의 불참으로 이른바 ‘소(小)소위’라 불리는 여야 간사회의도 열리지 않았다. 이전까지 예산소위에서 심사를 보류한 사업에 대해 여야 간사들이 모여 압축적으로 논의하던 회의다. “법적 근거 없는 밀실 담합”이라는 비판과 이견을 조율한다는 평가를 동시에 받은 장치는 거여의 독주 상황에서 설 자리가 없었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예산 심사가 여당 단독 일사천리로 진행됐다”며 “내 집 살림하듯 알뜰살뜰 나라 살림해 달라는 국민들의 신뢰를 저버렸다”고 적었다. 정의당도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종합질의 하루를 포함해 불과 3일 만에 무려 35조3000억원 규모의 추경안을 심사해 의결한다는 것은 졸속심사를 넘어 ‘무심사 통과’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이에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조변석개하는 미래통합당 때문에 추경 심사를 더 이상 늦출 수가 없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오현석 기자 oh.hyunseok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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