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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히 재택근무' 선언한 트위터 "창의적 인재 원한다면 장소 따지지 말라"

중앙일보

입력

트위터 창업자 잭 도시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5월 12일 "원하는 직원은 영원히 재택근무(Work From Home·WFH)를 허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코로나19가 덮친 미국에서 트위터의 과감한 결정은 실리콘밸리로 빠르게 확산됐다. 이후 페이스북 마크 저커버그 CEO도 "10년 안에 직원 중 절반은 원격근무를 할 것"이라고 선언했고, 세일즈포스·슬랙 등 다른 IT 기업들도 상시적 재택근무로 방향을 잡았다.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트위터의 결정을 '패러다임의 전환'이라고 평가했다.

[인터뷰] 트위터 제니퍼 크리스티 최고인사책임자

제니퍼 크리스티 트위터 인사담당 최고책임자 겸 부사장. 트위터

제니퍼 크리스티 트위터 인사담당 최고책임자 겸 부사장. 트위터

'원한다면 영원히 WFH' 발표 이후 트위터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트위터의 최고 인사 책임자(Chief Human resources officer)인 제니퍼 크리스티 부사장에게 e메일 인터뷰를 요청했다. 말처럼 '완전한 재택근무'란 게 가능한지, 트위터는 5월의 발표 후 어려움을 겪고 있지 않은지 물었다. 크리스티 부사장은 "앞으로는 직원들이 근무하길 원하는 장소가 어디든지 간에 그곳이 곧 사무실이 될 것"이라며 "가장 창의적인 인재를 원한다면 그들이 일하는 장소가 어딘지는 중요치 않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코로나19, 일의 '뉴노멀'을 만들다  

'원한다면 영원히 WFH'을 결정하기까지 어떤 일이 있었나. 
"우리는 코로나19 이후 가장 먼저 재택근무를 시작한 회사 중 하나다. '탈 집중화'(decentralization)를 하자는 기조에서 어디서건 근무 가능한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했다. 지난 몇 달 간의 경험을 통해 영구적 재택근무의 실현 가능성을 확인했고, 코로나 종식 후에도 일하는 방식을 바꾸기로 결정했다."
트위터가 보는 원격근무의 장점은 뭔가.
"편안하고 안전하다고 느끼는 곳에서 일할 때 사람들은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다. 광범위한 영역에서 '트윕'(Tweep, 트위터 임직원들)에게 유연성을 부여하고 선택권을 주면 회사가 훨씬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원격근무가 뉴노멀(새로운 정상 기준)로 굳어질까.
"직원 대부분은 재택근무와 회사 출근이 혼합된 형태를 선호했다. '혼합 근무' 형태가 뉴노멀이 될 가능성이 높다."

"WFH으로 업무효율 높아져

업무 효율이 떨어지지는 않았나.
"재택근무는 업무 효율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 대부분의 팀은 원격으로도 소통할 수 있는 슬랙, 구글 행아웃, 구글 문서(Google Documents) 등의 도구 활용에 익숙하다. 오히려 모든 회의가 온라인으로 통일되며 (회의 몰입도가 낮았던) 전사(company wide) 회의나 지역 회의의 효과는 이전보다 높아졌다."
트위터도 코로나19로 디지털 전환이 더 빨라진 것 같다.
"재택근무를 통해 새로운 혁신이 이뤄지고 신기술이 탄생할 것으로 예상한다. 트위터는 (디지털 전환의 가속화 속에서) 활용할 수 있는 더 많은 도구를 찾고 있고, 이러한 분야에서 혁신을 이루는 스타트업을 지켜보고 있다."

WFH 가능하게 하는 핵심은 기업 문화

WFH 실행 단계에서 중요한 게 있다면 뭔가.
"직원이 어디에 있건 동일한 기회를 갖고 인맥을 쌓으며, 근무지와 상관없이 (트위터의) 문화와 목표를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엔 온라인 이벤트들을 통해 문화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다."
예를 들면?
"좋은 일을 하자는 '원격 트위터 공익의 날'을 지정하거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공모하는 '가상 해커 주간(Virtual hack week)'을 지정하는 식이다. 그 밖에도 직원이 요리 강연을 하거나 동화책 읽기 같은, 가볍고 재미있는 온라인 이벤트를 수시로 개최한다. 트위터 한국팀은 최근 온라인 티타임에서 입사 7주년을 맞은 직원을 위해 깜짝파티를 열었다."
트위터가 홈페지에에서 '우리의 문화'라 소개하고 있는 #함께성장(GrowTogether) 공식 계정. 트위터는 "Me. We. Us. The world. #GrowTogether"를 트위터의 문화로 소개하고 있다.

트위터가 홈페지에에서 '우리의 문화'라 소개하고 있는 #함께성장(GrowTogether) 공식 계정. 트위터는 "Me. We. Us. The world. #GrowTogether"를 트위터의 문화로 소개하고 있다.

재택 스트레스, 부엉이(Owl)가 잡는다

WHF이 길어지며 초과노동이나 외로움 등의 문제가 나오는데.
"일에서 가장 중요한 건 직원의 행복이다. 직원이 자신을 돌보고 균형 잡힌 삶을 살아야 생산성도 높아진다. 직원이 행복하지 않고, 일에 자부심을 느끼지 못하면 지치고 회사를 떠날 가능성이 높아진다. 워라밸(work-life balance)을 유지하며 자신을 관리할 수 있도록 회사가 도와야 한다."
그럼에도 발생하는 WFH의 부작용은 어떻게 해결하나.
"우리는 임상 심리학자들로 구성된 웰니스(Wellness) 팀을 꾸려 그런 부작용을 예방한다. 심리 상담 뿐 아니라 원격 요가 수업, 집안의 업무 공간 구조에 관한 조언 등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 학습개발팀은 워라밸을 유지하는 방법, 효율적인 재택근무 가이드 같은 구체적인 방법을 직원에게 알려준다. 최근엔 동료직원을 도와주는 '부엉이(Owl)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부엉이 프로그램은 뭔가.
"트위터의 부엉이가 되겠다고 동의한 직원들이 비밀리에 동료를 도와주고 지지해 주는 제도(일종의 마니또, Manito)다. 동료의 지지는 회사 생활에서 겪는 정신적 스트레스 해결에 큰 도움이 된다. 부엉이 제도를 도입하며 트윕의 정신 건강 증진에 큰 도움이 됐다."

크리스티 부사장은 재택근무 시행 이후 "집 내부 사무공간 설치지원금, 원격 피트니스 지원, 보육비 지원 같은 재택 복지를 추가로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이 최고의 인재를 위해 재택시대에 어울리는 복지를 고민하고 제공해야 한다는 얘기다. 트위터는 2020년 9월까지 재택 근무를 유지한 후 향후 각국 정부의 조치에 맞춰 사무실 개방을 점진적으로 결정할 계획이다.

정원엽 기자 jung.wonyeo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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