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갈등을 겪고 있는 잭 도시 트위터 최고경영자(CEO)에게 “프랑스로 회사를 옮기면 환영해주겠다”고 뼈있는 농담을 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프랑스 마크롱, 트위터 잭 도시와 전화통화 #"트위터 프랑스로 옮기면 환영" 뼈있는 농담 #두 사람 모두 美 트럼프와 갈등 겪으며 대립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마크롱 대통령의 참모 말을 인용해 최근 마크롱 대통령이 잭 도시 CEO와 통화했다고 보도했다. 이 참모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이 통화에서 트위터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다. 또 “자국에서 위협을 느낀 기업이 프랑스로 옮기면 환영해주겠다”는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트위터에 프랑스로의 이전을 권유하는 마크롱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에 대해 참모는 “농담”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어느 정도 진심이 담긴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트위터는 최근 ‘트윗광’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에 ‘팩트체크’ 경고 문구를 붙이면서 격렬하게 대립하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 역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체제 유지와 방위비 분담금 문제로 트럼프 대통령과 대립해왔다.
마크롱 대통령은 잭 도시 CEO를 지난해 엘리제궁으로 초청한 적이 있고, 두 사람은 1년에 한두 차례 통화하며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는 사이라고 외신은 전했다. 또 마크롱은 집권 후 법인세 인하와 각종 규제 완화를 통해 외국기업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왔다.
트위터와 트럼프 대통령의 '전쟁'은 지난달 26일 트위터가 경고장을 날리면서 시작됐다.
트위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예방 차원에서 거론되는 우편 투표가 ‘선거 조작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대통령의 트윗에 ‘팩트체크가 필요하다’는 경고 딱지를 붙였다.
격노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틀 후 소셜미디어(SNS) 회사가 특정 게시물을 임의로 고치거나 삭제했을 때 법적으로 면책해 주는 대상에서 제외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트위터 측도 가만 있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을 계기로 미 전역에서 인종차별 시위가 격화한 것과 관련해 “폭력배들이 플로이드의 명예를 떨어뜨리고 있다. 약탈이 시작되면 발포도 시작될 것”이란 트윗을 올렸다. 이에 트위터는 ‘폭력 미화 소지가 있다’고 경고했다.
도시 CEO는 플로이드 사망 후 인종차별을 반대하는 시민단체에 300만 달러(약 36억 원)를 기부하기도 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