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인 대통령 특보 "북한, 공동연락사무소 폭파 해명해야"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이 30일 “북한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에 대해 해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문 특보는 이날 ‘포스트 코로나 시대, 한반도에 새로운 기회인가’를 주제로 열린 ‘2020 한반도평화 심포지엄’ 기조연설에서 “북한이 변해야 한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이 30일 '2020 한반도평화 심포지엄'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 특보는 “개성 연락사무소는 단순히 170억원이라는 금전적 가치만 의미하는 게 아니다”라며 “남쪽 국민들이 낸 세금을 가지고 남북 화해와 평화의 상징으로 만든 게 연락사무소인데 그렇게 일방적으로 전시에 하듯이 폭파한 것을 우리 국민으로선 납득하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문 특보는 이어 “남북 간에 해야 할 게 얼마나 많나. 무엇을 하려면 의사소통이 돼야 한다”며 “(북한이) 빨리 통신선을 복원하고 연락사무소 폭파에 대해 해명하고 아주 전향적으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문 특보는 그동안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비핵화를 위해 북한과의 대화를 줄곧 강조해 왔다. 때론 북한의 입장에서 상황을 설명하며 미국의 대북 협상 태도 변화를 주문하기도 해왔다. 이런 점에서 최근 북한의 대남 공세와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파기와 관련해 그의 북한 촉구 변화 발언은 한국 정부가 현 상황을 심각하게 여기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 특보는 한반도가 직면한 위기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산과 ▶남북 간 우발적 군사 충돌 가능성 ▶북ㆍ미 핵 협상의 교착 ▶미ㆍ중 갈등 심화 등 4가지를 꼽았다.

문 특보는 “우발적 군사충돌 가능성을 막기 위해선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며 “그 과정에서 인내심이 필요하다. 4ㆍ27 판문점 선언과 9ㆍ19 군사합의의 기본 정신을 복원해야 한다. 인내하면서 상황 반전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 과정에서 대미 외교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한 뒤 북한이 대남 불만을 가진 상황에서 “우리 지도자의 의지를 중국과 러시아를 통해 평양에 우회적으로 전달할 필요가 있다. 그런 면에서 대중ㆍ대러 외교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