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삶의 중심, 철도] 내 꿈을 싣고 달려준 기차처럼 ‘새로운 천안’ 위해 달리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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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126주년을 맞는 ‘철도의 날’은 내게 매우  특별한 의미로 다가온다.

[기고] 박상돈 천안시장

까까머리 중학생이었던 나는 소정리역에서 천안역까지 기차를 타고 통학을 했다. 매일 새벽 어머님이 싸주신 주먹밥을 먹으며 기차를 기다리던 그때 그 시절은 아직도 가슴속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아있다. 그 당시 기차는 공간과 공간을 연결하는 교통수단을 뛰어넘어 시골 소년의 대망의 꿈을 실현해 주는 한 줄기 빛이자 희망이었던 것이다.

꿈 많던 소년이 어느덧 천안의 시장이 되었다. 그때의 그 당당했던 천안역의 모습은 어디로 갔는지, 이제는 빛바랜 채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천안역을 바라볼 때면 안타까움과 함께 막중한 책임감이 느껴진다.

우리나라 역사상 철도는 100년이 넘는 세월을 거쳐 핵심적인 교통수단으로 자리매김해 왔으며, 천안역은 지역의 중추적인 발전축이 되어 도시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천안역 인근은 교통과 상권이 집중되어 늘 사람들로 북적였고 ‘천안의 명동거리’라 불리기도 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오늘날은 시외버스터미널과 천안시청 이전, 그리고 고속철도(KTX 천안아산역)의 개통과 함께 낙후상태가 가속화되었다. 이제는 낙후된 원도심을 한탄만 할 게 아니라 천안역을 중심으로 한 원도심의 옛 명성을 되찾아야 할 때이다. 인구 70만, 예산 2조원 시대에 진입한 천안시가 대한민국 명품도시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균형 있는 도시기반 확대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우선, 임시역사 건립 후 17년간 방치된 천안역사의 시설개량사업은 인구 100만을 바라보는 천안시의 위상에 걸맞게 현대화되어야 한다. 천안역세권 도시재생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며 동부광장도 요즘의 트렌드에 맞게 새롭게 조성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대한민국 교통의 중심이 될 미래도시 천안을 위해서는 수도권전철을 독립기념관까지 연장하고, 청수역·부성역을 신설하며, 중부권 동서횡단철도를 건설하는 등 대규모 사업도 차질 없이 추진되어야 한다. 이런 사업들이 완성되면 천안은 명실공히 대한민국의 중심도시를 넘어 세계의 중심으로 도약하는 계기를 맞을 것이다.

‘새로운 천안’이라는 원대한 꿈을 안고 발로 뛴 지 70여 일이 지난 오늘, 그 시절 내 꿈을 싣고 달려준 철도처럼 천안 시민의 꿈과 염원을 가슴에 품고 달리겠다고 다시 한번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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