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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쩡했던 아이 투석" 햄버거병 덮친 유치원에 분노한 엄마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5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올라온 글. 사진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처

25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올라온 글. 사진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처

경기 안산시의 한 유치원에서 이른바 ‘햄버거병(용혈성요독증후군)’이 집단으로 발병한 가운데 청와대 국민청원에 학부모로 추정되는 청원인의 글이 올라오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靑 국민청원에 글 올라와

25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햄버거병 유발시킨 2년 전에도 비리 감사 걸린 유치원’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현재 이 글은 25일 오후 10시 20분 기준 1만5795명이 동의한 상태다.

청원인은 “안산에 사는 5살 아이를 두고 있는 엄마”라며 “여느 때와 다름없는 유치원을 다니며 평화로운 주말을 보내고 있을 때 아이가 복통을 호소했다”고 밝혔다.

이어 “같은 증상을 호소하는 원생들이 차츰 늘기 시작해 아이들은 혈변을 보기 시작했고 변에서는 알 수 없는 끈적한 점액질도 나왔다”면서 “어떤 아이는 소변조차 볼 수 없게 되어 투석까지 이르게 되었고 그 원인이 유치원이었음을 보건소를 통해서 알게 되었다”고 적었다.

청원인은 “분노가 치밀었다”면서 “어떤 음식을 먹여야, 어떤 상한 음식을 먹여야 멀쩡한 아이 몸에 투석까지 하는 일이 발생할까”라고 토로했다. 그는 “이런 상황 속에서도 유치원은 아파트 앞에서 주마다 열리는 장날 음식을 의심하더라”고 지적했다.

또 “이 유치원은 18년도에도 식사 등 교육목적 외 사용으로 총 8400만원, 2억900여만원을 교육과 무관한 개인경비로 사용한 이력으로 감사에 걸린 적이 있다”며 “이런 유치원이 과연 이번에도 제대로 된 음식을 먹였을까”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아이를 유치원에 보냈을 뿐인데, 지금 아이들은 혈변을 보고 투석을 하고 있다”며 “이런 개인경비를 수억 해 먹은 전적이 있는 파렴치한 유치원 원장의 실태를 알리고자 한다”고 했다. 이 글은 “엄마가 미안하다...너를 그 유치원에 보내지 않았더라면”이라는 문장으로 마무리됐다.

앞서 해당 유치원에 다니던 원생들은 지난 16일부터 집단 식중독으로 보이는 복통 증상을 보였다. 25일 안산시 상록보건소는 해당 유치원의 원아 99명(22일 기준)이 관련 증상을 보였다고 밝혔다.

안산시의 역학조사 결과 원생 42명과 교사 1명에게서 장출혈성 대장균이 검출됐다. 입원 치료를 받는 환자 중 14명은 햄버거병 증상까지 보여 이들 중 5명은 신장투석 치료를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유치원은 30일까지 폐쇄 명령이 내려진 상태다.

한편 '햄버거병'으로 알려진 용혈성요독증후군은 장 출혈성 대장균 감염증의 합병증 중 하나다. 급성으로 진행될 경우 신장 기능이 망가질 수 있다. 장 출혈성 대장균은 전염성이 매우 강하며 감염시 설사와 심한 경련성 복통, 혈변, 구토 등의 증상을 보인다.

함민정 기자 ham.minj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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