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 건강관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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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시 전 수험생의 한방 자가요법 -

대입 수능시험이 임박했다.

이 때가 되면 수험생들은 어느 때보다 긴장되고 스트레스가 늘어난다. 대학입시를 앞둔 수험생 연령은 신체적으로는 어른과 같이 성숙해 있지만 정신적, 사회적으로는 아직 미숙하기 때문에 불안정한 상태에 처해 있다.

여기에다 입시 부담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가중되면 피로, 두통, 불면증, 식욕부진, 현기증, 초조감, 집중력 저하, 심지어는 우울증까지 호소하는 등 소위 '수험생 긴장증후군'이 생긴다. 그래서 시험을 앞둔 당사자는 물론, 이를 지켜보는 부모들의 마음도 안타깝기만 하다.

입시준비의 마무리 단계에서 그 동안 닦아온 실력을 잘 보존하고, 시험 전날까지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이다. 그래서 수험생들에게 잘 나타나는 신체증상을 위주로 하여 가정에서 손쉽게 응용해 볼 만한 한방 자가요법(自家療法)을 소개해 본다.

1회에서는 가정에서 손쉽게 응용할 수 있는 약차(藥茶) 위주의 한방요법, 2회는 약이 되는 한방음식, 3회는 마사지(안마) 및 경혈(經穴) 지압요법, 4회는 손쉽고 간편하면서도 독특한 효험을 발휘하는 중국 정통 이침요법(耳鍼療法) 등으로 나누어 소개하기로 한다.

1.수험생을 위한 한방 약차요법

(1) 신경성 소화불량

수험 준비를 하다 보면 신경이 극도로 예민해져 조그만 일에도 짜증을 내고 조금만 스트레스를 받아도 배가 더부룩해지고 불편하며 가스가 차는 등 소화장애 현상이 나타난다.
한의학에서는 이를 간기울결증(肝氣鬱結證)이라 하는데, 신경을 쓰면 간(肝)의 기운이 뭉쳐져 잘 풀어지지 않아 기(氣)의 순환에 장애를 가져오고, 이런 상태가 되면 비위기능에도 영향을 주게 되어 소화기능에 이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이런 경우에는 뭉쳐져 있는 기(氣)를 잘 순환시켜주고 소화에 도움을 주는 다음과 같은 약차를 권한다.

* 향부자(香附子) 10g, 진피(陳皮:귤껍질) 6g, 맥아(麥芽:볶은 것) 10g - 하루용량 위의 재료를 달여 차(茶)처럼 마시면 도움이 된다.

(2) 단순 소화불량

신경을 쓰지 않는데도 소화가 잘 되지 않고 속이 더부룩하고 답답할 때는 다음과 같은 약재를 달여 차처럼 마시면 시원하게 소화가 잘된다.

* 산사(山?), 신곡(神?), 맥아(麥芽) 각 10g - 하루용량

위의 약재를 타지 않을 정도로 새까맣게 볶아 보리차처럼 달여서 수시로 마신다.
이 차는 육식, 채식을 막론하고 모두 잘 소화시켜 준다. 영양보충을 충분히 해야 하는 수험생이 과식하거나 음식의 소화가 잘 되지 않을 때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중국에서는 이 세 가지 약을 삼선(三仙)이라 부를 정도로 유명한 소화제로 응용한다.

(3) 불면증, 신경과민

① 대추차

산조인(酸棗仁:멧대추 씨) 까맣게 볶은 것12g 대추(씨를 빼지 않고 그대로) 큰 것 20개 정도

과도하게 머리를 쓰면 신경이 예민해지고 잠을 잘 자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즉, 잠이 쉽게 들지 않고, 잠이 들어도 쉽게 깨며, 아침에 일어나도 몸이 개운치 않은 증상들이 나타난다.
이런 경우에는 이 약차를 만들어 수시로 복용하면 마음이 안정되고 불면증도 개선하거나 치료하는 작용이 있다.
위의 두 가지 재료를 함께 달여 수시로 복용한다. 양은 적절히 조정해도 무방하다.

② 안신건뇌차(安神健腦茶)

황기(黃?) 10g, 인삼(人蔘) 10g, 복령(茯?) 10g, 산약(山藥) 10g, 구기자(枸杞子) 10g, 대추 5개 - 하루 용량

위의 재료를 생수로 달여서 물이 절반으로 줄어들면 차 대용으로 마신다. 기호에 따라 꿀, 흑설탕, 얼음사탕 등을 첨가한다.
이 차는 지력(智力)을 높이고 뇌를 튼튼하게 하며 마음을 안정시키고 눈을 밝게 하는 효과가 있다.
열이 많은 체질의 수험생은 인삼을 빼고 대신 사삼(沙蔘:더덕)을 넣거나 인삼의 약을 적당히 줄인다.

(4) 머리가 맑지 않고 흐리멍덩할 때

요즘 대체요법으로 한창 각광을 받고 있는 향기요법이란 것이 있다. 식물로부터 추출한 향은 정신을 맑게 하고 의식수준을 높인다고 한다.
아래의 약재를 같이 대바구니에 담거나 삼베 등 공기가 잘 통하는 천으로 싸서 책상 주위나 방안에 두면 청량감을 주는 향기가 나면서 머리를 맑게 해준다.

* 천궁(川芎:오래 된 것 말고 新品으로서 향기가 짙은 것) 한 근 - 600g 빙편(?片) 한 근 -600g

(5) 지력강화(智力强化)

① 당귀천마차(當歸天麻茶)

미당귀(尾當歸:당귀의 가는 뿌리 부분) 12g, 천마(天麻) 12g - 하루 용량

위의 재료 두 가지를 생수로 달여 수시로 복용한다. 이는 뇌신경을 튼튼하게 하고 뇌혈관의 순환을 원활하게 하여 기억력 증진에 도움을 준다.

② 익기총명차(益氣聰明茶)

인삼(人蔘) 8g, 황기(黃?) 8g, 감초(구운 것) 6g, 백작약(白芍藥:볶은 것) 2g, 황백(黃柏:볶은 것) 2g, 蔓荊子 2g, 승마(升麻) 2g, 갈근(葛根) 2g - 하루 용량

위의 차와 같은 방법으로 복용하는데, 이 차는 특히 수리능력(數理能力)의 향상과 암기력을 증진하는 데 도움을 준다.

(6) 감기예방

시험을 앞두고 감기에 걸리면 정말 곤란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평소에 아래의 약을 재료로 하여 차로 마시면 겨울의 찬 기운을 맞아 드는 감기를 예방하는 데 좋은 효과를 나타낸다.

* 옥병풍산(玉屛風散) - 《丹溪心法》이란 중국 한의학 서적에 나오는 처방이다.

황기(黃?) 15g, 백출(白朮) 6g, 방풍(防風) 3g, 생강 3쪽 - 하루 용량

위의 약재를 먹기 알맞을 정도의 분량으로 달여내어 하루에 2회 내지 3회 복용한다.
평소에 감기에 잘 걸리거나 땀을 많이 흘리는 경향이 있는 수험생이 이 차를 위의 방법으로 한 달 가량 복용하면 수험 당일에 즈음 해 감기에 걸리지 않는 효과를 나타낸다.
달여 마실 때는 위의 용량을 정확하게 지켜야 한다. 정해진 용량보다 많으면 올바른 효과를 내기 어렵다.

(7) 기력회복 및 체력보강

신경을 많이 쓰거나 생각을 많이 하면 한의학적으로 심(心)과 비(脾)가 손상을 받는다.
이렇게 되면 얼굴이 노래지면서 신경과민증이 생기고, 소화가 잘 되지 않으며, 건망증, 불면증, 식은땀, 허열, 전신 무력감, 가슴의 두근거림, 현기증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이런 경우 다음과 같은 처방을 응용할 수 있다.

① 귀비탕(歸脾湯) - 중국 송대(宋代)의 《제생방(濟生方)》에 나오는 처방이다.

백출(白朮) 10g, 복신(茯神) 10g, 황기(黃?) 10g, 용안육(龍眼肉) 10g, 산조인(酸棗仁:볶은 것) 10g, 인삼(人蔘) 5g, 목향(木香) 5g, 감초(甘草:구운 것) 3g, 당귀(當歸)1g, 원지(遠志:꿀에 축여 볶은 것) 1g, 생강 5쪽, 대추 1개

위의 약 한 첩을 물로 달여 하루 2~3회 나누어 복용하거나 차(茶)로 만들어 수시로 마신다.
위의 약은 체력이 평균적인 수험생을 기준으로 하여 원방의 비율을 조정한 양이다. 체력이 강건(强健)한 경우에는 위의 용량 비율을 기준으로 2배 정도까지 적당히 늘여도 무방하다.

② 팔진탕(八珍湯) - 《正體類要》에 기재된 처방이다.

인삼(人蔘)3g, 백출(白朮:볶은 것)10g, 복령(茯?)8g, 감초(甘草:구운 것)5g, 천궁(川芎)5g, 당귀(當歸)10g, 숙지황(熟地黃)15g, 백작약(白芍藥)8g, 생강(生薑) 3쪽, 대추2개

정신적인 소모로 인해 인체의 기(氣)와 혈(血)이 모두 부족하여 잘 피곤하고 안색이 창백하며, 현기증, 사지무력, 가슴 두근거림, 식욕부진 등의 증상이 있을 때 이 처방을 사용하면 효과를 본다.
소화기능이 약한 사람은 숙지황의 양을 적당히 줄이거나 빼며, 숙지황을 넣을 경우에는 사인(砂仁)이나 신곡(神?), 맥아(麥芽) 등을 첨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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