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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의 적 흡연...외로운 사람이 담배 끊기 어렵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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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사람이 담배를 끊기 어렵다는 연구 결과가 영국에서 나왔다. 최근 미국 UPI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 브리스톨대 연구진은 영국인 수십만 명의 유전자 데이터를 분석해 흡연과 외로움의 상관관계를 연구했다.

英 브리스톨대 연구진 수십만 유전자 분석 #코로나로 흡연 증가, 흡연자는 코로나 취약

그 결과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들은 금연이 어렵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또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은 흡연을 시작하기 쉽고, 피우는 담배의 양도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코로나 진단 검사가 이뤄지고 있다. [뉴시스]

코로나 진단 검사가 이뤄지고 있다. [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봉쇄령 기간 흡연이 증가했다는 사실도 '외로움'과 '흡연'의 연관성을 뒷받침한다.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에선 외부 활동이 줄어든 봉쇄 기간 약 220만명이 이전보다 담배를 더 많이 피운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브리스톨대 연구진은 또 반대로 흡연 탓에 외로움을 더 느끼게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담배를 피울 때 흡수된 니코틴이 뇌에서 도파민 등 신경 전달 물질의 분비를 방해해 외로움을 조장한다는 게 연구진의 추정이다.

브리스톨대의 연구 결과와 영국 내 흡연 조사를 종합하면 외로우면 흡연을 하기 쉽고, 금연이 어려우며 흡연을 할수록 더욱 외로워져 이런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것이다. 더욱이 '코로나 블루'(코로나 19와 우울감을 뜻하는 'blue'가 합쳐진 신조어)를 겪는 사람들이 늘면서 흡연율도 높아지는 양상이다.

연구진은 외로움과 음주의 상관관계도 살펴봤지만, 흡연처럼 둘 사이의 연관성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미국 국립보건원이 3D 프린터로 구현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입자. 표면에 뾰족하게 돋아 있는 게 스파이크 단백질이다. 흡연바는 이 스파이크 단백질이 결합하는 ACE2가 증가해 코로나19에 취약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EPA=연합뉴스]

미국 국립보건원이 3D 프린터로 구현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입자. 표면에 뾰족하게 돋아 있는 게 스파이크 단백질이다. 흡연바는 이 스파이크 단백질이 결합하는 ACE2가 증가해 코로나19에 취약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EPA=연합뉴스]

연구진은 외로움이 흡연을 조장하는 사실이 밝혀진 만큼 보건 당국이 금연 서비스에 '외로움'이란 요인을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학술지 '중독(Addiction)저널' 6월호에 게재됐다.

코로나 시대에 흡연이 더욱 문제가 되는 건 흡연자는 코로나 19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흡연자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침투하는 통로가 되는 특정 단백질이 증가해 코로나 19에 취약하다는 연구 결과가 국내에서 나왔다.

21일 국립보건연구원 연구팀에 따르면 담배 연기에 노출된 실험용 쥐의 뇌세포‧혈관‧조직 변화 등을 분석한 결과 바이러스 수용체인 ACE2가 증가한 것을 발견했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스파이크 단백질(표면에 나 있는 돌기 모양의 단백질)을 바로 이 ACE2와 결합해 세포 내로 침투하고 증식한다. 즉, ACE2가 많을수록 코로나 19에 감염되기 쉬운 것이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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